【메서드】교양훈련(敎養訓練)

작성자
함창석
작성일
2021-02-03 10:36
조회
242
교양훈련
敎養訓練

함창석

敎자는 教(교)의 본 자이다. 爻(효 배움)와 부수 글자 攵(=회초리)의 합자이다. 회초리로 쳐서 가르쳐 배우게 함의 뜻이다. 한자에서 爻자는 두 가지 뜻으로 쓰인다. 하나는 ‘배우다’이다. 學(배울 학)자가 그러하다. 다른 하나는 단순한 모양자로 쓰이는 경우이다. 希(바랄 희)자가 그러하다. 여기에 쓰인 爻자는 ‘배움’이라는 뜻을 전달하고 있다. 敎자는 이렇게 ‘배우다’라는 뜻을 가진 爻자에 子자와 攵자를 결합한 것으로 ‘아이가(子) 공부를(爻) 하도록 하다(攵)’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유사한 改자와 달리 敎자에는 爻자가 있으니 이것은 공부와 관련된 글자이다.

養자는 뜻을 나타내는 밥식(食(=飠)먹다, 음식)部와 음을 나타내는 羊(양)이 합하여 「기르다」, 「양육하다」를 뜻한다. 羊(양)은 양의 고기, 고급 요리, 食은 식사를 하는 일, 養은 먹을 것을 주다→양육하는 일이다. 다른 사람의 자식을 맡아서 제 자식처럼 기르다. 글자의 조합으로만 보면 養자는 마치 양에게 밥을 먹이는 모습과도 같다. 그러나 養자의 갑골문을 보면 羊자와 攴(칠 복)자만이 이미지다. 이것은 목축업을 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후에 ‘기르다’나 ‘번식시키다’라는 뜻이 파생되자 攴자를 食자로 바꾸게 되며 지금의 養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교양은 개인의 인격이나 학습에 관계된 지식이나 행위이다. 이와 관련된 학문이나 예술, 수양교육, 문화적 여러 활동들을 포함하기도 한다. 보통 독립된 개인이 의당 가져야 한다고 여겨지는 여러 분야를 망라한 일정 수준의 지식이나 상식을 말한다. 그리고 고전문학이나 예술 등의 수준 높은 문화에 대한 조예가 있어 그것이 개인의 품위와 인격에 반영되고 사물에 대한 이해력과 창조력에 영향을 주고 있는 상태를 말하기도 한다. "교양"은 그리스어 파이데이아에 해당된다. 아이가 교육을 받아 몸에 익힌 상태를 의미한다. 사람은 교양훈련을 늘 받아야 한다.

영어는 컬처 culture로 손대지 않아 거친 상태에서 사람이 다듬은 것, 경작된 것을 의미한다. 독일어는 빌둥 Bildung인데 만들어진 것, 지어진 것이다. 교양에 대한 뉘앙스는 문화권별로 차이가 있다. 또 교양은 서구 고등 교육에서는 자유과(liberal arts)에 대응하는 말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 말의 기원도 그리스 시대에 자유인을 위한 학문과 교육에서 온 것이다. "그는 교양 있는 사람이다."라는 문장에 담긴 의미는 타인과의 교제 시 보이는 세련된 말투나 태도를 말하는 것이다. 말에 상식이 넘치고 항상 품위가 있다 등의 타인을 평가하는 기준이 담겨 있다.

중세에 있어서 교양은 주로 신과 인간과의 관계 속에서 논의되었다. 중세에서의 교양개념이 결핍된 존재인 인간이 신과의 관계 속에서 보다 완전한 인간으로 발전하는 것을 지칭하는 신학용어로 사용되었다면, 18세기 중반 이후 계몽주의의 단계를 거치면서 교양 개념은 보다 인문학적이고도 철학적인 의미를 갖게 되었다. 딜타이에 의하면 교양은 독립적 주체를 위한 개인의 형성과 완성을 의미하며, 헤겔에 의하면 교양은 보다 사회적인 의미에서의 개인의 보편성의 실현을 지칭한다. 말하자면 개별성으로서의 자기 의미를 갖게 되는 과정을 의미하는 것이다.

루카치는 기존의 교양 개념이 지나치게 유토피아적이고 개인의 사회화와 순응을 강조한다는 점을 비판하면서, 진정한 의미의 교양은 사회와의 보다 심각한 대립과 그 대립의 변증법적 발전과정에서 바라보아야 한다고 한다. 20세기에 와서 정신분석학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교양 개념은 프로이트적 의미의 욕망과 그것의 억압의 현상으로 설명되기도. 1950, 60년대를 거치면서 교양 개념은 여성운동과 좌파운동의 확산을 통해 노동계급, 여성, 동성애자, 유색인종들의 자기 목소리 내기, 즉 하위계층의 사회적 자기실현이라는 보다 넓은 맥락 안에서 논의되기도 한다.

訓자는 뜻을 나타내는 말씀언(言 말씀)部와 음을 나타내는 川(천→훈)으로 이루어진다. 바른말(言)로 가르친다는 뜻이 합해져 訓이 되어 순서 있게 가르치다, 알아듣게 이야기하다의 뜻이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고 그 흐름은 자연스러워야 하니 訓자는 말의 흐름이 자연스럽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할 수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자연스럽다는 것은 ‘이치에 맞다’라는 뜻이다. 아무리 좋은 말이나 훈계라도 이치에 어긋나면 안 된다. 그래서 마치 물이 흐르듯 조리 있게 얘기한다는 의미에서 ‘가르치다’나 ‘타이르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鍊자는 뜻을 나타내는 쇠금(金광물ㆍ금속ㆍ날붙이)部와 음을 나타내는 동시에 부드럽게 한다는 뜻을 나타내는 글자 柬(련)으로 이루어진다. 柬자는 장작더미를 묶어 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런데 鍊자 이전에는 火자가 들어간 煉(불릴 련)자가 먼저 쓰였다. 소전에서는 金(쇠금)자가 들어간 鍊자가 만들어지면서 장작더미에 쇠를 녹여 담금질한다는 의미를 전달하게 되었다. 鍊자에는 ‘(몸·정신)단련하다’라는 뜻도 있는데, 이는 여러 번 담금질해야 좋은 품질의 쇠가 만들어지듯 사람의 신체나 정신력도 오랜 단련을 통해 강해진다는 의미에 비유됐기 때문이다.

교육용어로 교수가 주로 지식의 전달과 습득을 목적으로 하는 지적 작용인 데 대하여, 훈련은 주로 도덕성의 함양을 목적으로 하는 실천적 · 의지적 작용이다. 엄격성이 강조될 때에는 단련이란 용어를 쓰기도 한다. 헤르바르트는 칸트의 영향을 받아 교육을 관리 · 교수 · 훈련이라 하였는데 이때의 훈련은 추상적 개인의 품성도야를 목적으로 한 것으로, 목적달성을 위하여 직접 인간의 의지에 작용하는 직접적 훈련과, 인간 자신으로 하여금 내면적 지식에 의해 도덕적 법칙을 세워서 자율적으로 품성을 도야시키는 간접적 훈련이 있다. 특히 교양훈련이 요구된다.

교양문학은 문학을 통해 교양 있는 개인과 사회를 이루어 보려는 시도이다. 고대 전설, 신화, 철학은 물론이고 역사, 문학, 조형 예술, 자연과학 등에 근거한 학식과 교양이 풍자, 비유, 인용 등의 문학적 수단들은 작가의 교양을 통해 문학 작품화 될 수 있다. 독자에게 교훈을 주는 것만을 목적으로 한 교양문학도 있을 수 있으며, 애초에는 광범위한 독자층에 의해 이해될 수 있던 작품이 시간이 경과하면서 교양의 조건이 달라짐에 따라 아주 어려운 교양문학이 되기도 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교양훈련에 시와 생태 관련 문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전체 10

  • 2021-02-02 09:38

    예수
    羿手

    함창석

    여호와는 불사신 한자어로는 여와

    한울님의 날개로 바람을 일으키지

    태양열개 떠올라 초목들을 말리나

    궁술의 명인으로 날아오르는 사람

    활을 당김으로써 아홉을 떨어뜨려

    인디언추장 같이 재해를 막았으며

    백성들을 해하는 괴수들을 죽이고

    십자가로 죽지만 다시 살아나셨지


  • 2021-01-29 19:15

    어릴 적 추억

    함창석

    환한 곳에서는
    눈을 뜨기가 힘들 정도로
    눈이 부시고
    눈에 핏발이 서며
    눈곱이 끼는 눈병 개씨바리고

    속눈썹의 뿌리에
    균이 들어가
    눈시울에 생기는 작은 부스럼

    아침에 일어나니
    다래끼가 나서
    눈가가 새 빨갛게 부어올랐지

    동네 아이들 모두
    수풀을 헤치고 돌아다니다
    벌레에 물리면
    그 독으로 인하여 생기었으니

    엄지만한 가래톳은
    넙적 다리 윗부분에
    림프샘이 부어 생긴 멍울이다

    누이는 쌍 가래톳이 서
    울기를 반복하였는데
    한잠 자고 나더니 사라졌었지

    머리에 돋아나는 부스럼
    얼굴에 번지는 버짐
    아이들은 성한 데가 없었지만

    노인이 되어가는 오늘
    그래도 그 때가 그립다고
    한마디씩 해대는 동무들
    살아 있어 한참이나 고마웠다


  • 2021-01-29 20:43

    제가 읽고 읽는 책에 비슷한 주제가 나오는데, 장로님의 글이 훨씬 좋고, 이해하기 쉽습니다.


  • 2021-01-29 22:34

    장로님!
    얼굴에는 마른버짐이 피고
    옷소매 끝은 코를 닦아 반질반질 하고
    가방이 없어 책을 보따리로 싸서
    어깨에 허리에 메고 다니던 그 시절 그 친구들.
    양은 도시락에 밥과 반찬을 같이 담아
    얼룩진 밥을 부끄럽게 먹던 그 친구들.
    하교길에 둘러멘 책보따리에서
    유난히 딸그닥 그리던 그 숟가락소리.
    잊을 수 없는 추억들입니다.
    유년시절을 회상할 수 있게 해 주신
    장로님 감사합니다^^


  • 2021-01-29 23:26

    저는 딱딱한 글을 좋다고 하고, 권사님은 부드러운 글이 좋다고 하면,
    저는 딱딱한 사람이 되고, 권사님은 부드러운 사람이 되니, 심히 불공평한줄 아뢰오.


    • 2021-01-30 08:09

      머리가 딱딱해, 딱딱한 글은, 소화가 잘 안된다고
      아뢰오^^


      • 2021-01-30 22:25

        어째튼 기분이 별로라고 아뢰오~~


  • 2021-01-30 08:52

    보부상
    褓負商

    함창석

    우리 어릴 적에 순이네 할머니는 보따리를 머리에 이고 장사를 다니셨다. 이 동네 저 동네 멀리는 사십 여리를 다녀오셨다. 순이는 보자기에 책, 필통을 싸 가지고 학교에 다녔다. 책 보따리를 허리에 두르고 다녔다. 남자 애들은 등에 엇갈려 메고 다녔다. 나는 외국 아이들이 쓰다가 보낸 네모난 큰 가방을 메고 다녔다. 미군부대에서 일하는 집안 아저씨가 건네준 가방이었다. 경상도에서는 보자기를 보따리라고도 한다. 울음보따리, 웃음보따리라는 말도 있다. 예전에는 보부상이 있었다. 봇짐장수와 등짐장수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부상(負商)은 삼국 시대 이전에, 보상(褓商)은 신라 때부터 있었는데, 상호 간에 규율, 예절, 상호 부조의 정신이 아주 강하였으며, 조선 시대부터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여 나라가 위급할 때마다 식량을 조달하는 따위의 많은 일을 하였다. 동이족 이후 초기 한겨레의 무리는 보부상일 가능성이 많다. 세운 나라 이름도 상(商)이었으니까. 차마고도 같이 좁고 험한 길, 초원, 사막의 길 등, 동아시아와 중앙아시아 그리고 서아시아를 잇는 비단길(실크로드)은 장사(무역)를 하는 통로이었다. 이 길을 통하여 군사세력이 커지면 족속들과 나라의 운명이 달라지게도 되어 수천 년간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이 있어 왔다. 김수로, 허황옥 이야기에서도 무역은 언급되고 장보고 이야기도 내려오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무역은 해상으로도 하였다. 요즘은 육상, 해상, 항공 등 다양한 길을 통하여 세계가 무역을 하고 있다. 조선 강국인 대한민국은 수출을 통하여 경제를 유지하고 있다. 나는 여주에서 직장근무를 하며 도자기를 공장에서 구매하여 승용차에 싣고 배달까지 하며 여선교회 사업을 돕기 위해 매매도 하였던 40대 시절도 있었다. 그때 장사를 하는 확실한 필요성을 알게 되었다.

    이 정도 글이면 중간 쯤 되나요? 추억이 많으신 남 권사님! ㅎㅎ


    • 2021-01-30 09:15

      이 정도는 소화 잘 됩니다.ㅎㅎ 장로님!
      여선교회 사업을 돕기 위해 헌신하신
      장로님의 수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 2021-01-30 12:12

    함장로님 주님안에서 인사드립니다. 샬롬
    혹시 봉산감리교회로 배달된 책을 받으셨는지요?
    제가 목사님 연락처를 몰라서 이렇게 여쭙니다.
    제 연락처는 이미 감리교 소식에서 공개했으니
    다시 알려드립니다.
    연락 부탁드립니다.

    010 3922 5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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