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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주인의 부당한 품삯 지불인가(마 20:1-16)

작성자
최세창
작성일
2020-04-25 16:06
조회
791
(설교 동영상:유튜브)

1. 시작하는 말

소원 성취를 바라지 않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소원이란 소원은 다 들어주기를 바라는 교인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소원들이 정말 자신에게 필요한 것인지, 정말 자신에게 유익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별 생각이 없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한 일에 대한 정당한 대우를 원하고, 못 받을 경우엔 불평과 원망을 합니다. 교인들 중에도 한 일에 대해 하나님의 정당한 보상을 원하고, 못 받을 경우에는 하나님을 원망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사람들이 일의 가치를 얼마나 아는가, 자신이 일한 결과에 대해 정당한 평가를 내릴 수 있는가, 하나님의 사랑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사단은 원하는 대로 다 해 주겠다고 약속하지만, 하나님은 필요하거나 유익한 것을 해 주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2. 다양한 시간에 품꾼을 고용하고 똑같이 지불한 집주인

예수님은 천국은 마치 품꾼을 얻어 포도원에 들여보내려고 이른 아침에 나간 집주인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천국은 현세와 내세를 막론하고 하나님의 사랑의 통치가 이뤄지는 영역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우리와 가정과 직장과 사업장이 주님의 사랑의 통치를 따르고 있다면, 이미 천국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포도원은 선민 또는 교회를, 집주인은 하나님을 의미합니다.
이른 아침인 오전 6시에 나간 집주인은 품꾼들을 만나서, 하루 한 데나리온씩 주기로 약속하고 포도원에 들여보냈습니다. 한 데나리온은 로마의 은화로 품꾼의 하루 품삯이나, 군인의 하루 급료에 해당되었습니다.
제 삼 시인 오전 9시에도 집주인은 장터에 나가서, 놀고 섰는 사람들에게 품삯을 상당하게 주겠다고 하고는 포도원으로 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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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습니다. 또, 제 육 시인 12시와 제 구 시인 오후 3시에 나가서, 그와 같이 품꾼들을 고용했습니다. 제 십일 시인 오후 5시에도 나가서, 섰는 사람들에게 어째서 종일토록 놀고 섰느냐고 물었고, 그들은 품꾼으로 써 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집주인은 품삯을 안 정한 채, 포도원에 들어가라고 했습니다. 일할 시간이 채 한 시간도 안 남아서, 그 날은 공치는 것으로 단정하고 있던 품꾼들은 기뻐하고 감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물었을 때인 품삯을 지불할 오후 6시에, 집주인은 청지기를 시켜 나중 온 자로부터 품삯을 주게 했습니다. 저물었을 때는 최후 심판을, 청지기는 주 예수님을 의미합니다.
집주인의 지시를 받은 청지기가 맨 나중에 온 품꾼들에게 지불한 품삯은, 도저히 납득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 품꾼들은 한 시간 일했는데 하루 품삯인 한 데나리온씩 받았습니다. 신이 난 그들은 연신 허리를 굽히면서 감사하며 기뻐했습니다. 집주인은 그 품꾼들에게 사랑을 베풀어 준 것입니다.
한 시간 일한 품꾼들이 한 데나리온을 받는 것을 보고, 훨씬 더 기뻐한 품꾼들이 있었습니다. 하루 벌어 하루 먹는 같은 품꾼 신세인데, 12분의 1 데나리온만 받으면 어쩌나 걱정하다가 한 데나리온씩 받는 것을 보고 기뻐한 것이 아닙니다. 그들이 훨씬 더 기뻐한 것은 12분의 1 데나리온을 받아야 마땅한 품꾼들이 한 데나리온씩 받았으므로, 12시간이나 일한 자기들은 약속된 한 데나리온보다 훨씬 더 많은 품삯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중간, 중간에 온 품꾼들도 일한 시간에 비례해서 한 데나리온 이상의 품삯을 받을 생각을 하며 더 기뻐했습니다. 일한 시간에 따라 대우하는 것이 합리적이며 정의로운 처사라고 확신한 겁니다.
그런데 12배나 더 많은 시간을 일한 그 품꾼들까지 한 데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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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씩 받았습니다. 그들은 몹시 서운했고, 화가 났습니다. 자기 나름의 합리대로 되어야만 정의롭고,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해 주어야만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사우나 라커룸에서 모두 옷을 갈아입느라 정신이 없는데 휴대폰이 울렸습니다. 옆에 있던 아저씨가 자연스레 받았습니다. 아빠, 나 MP3 사도 돼? 어, 그래. 아빠, 나 새로 나온 휴대폰 사도 돼? 그럼. 아빠, 나 텔레비전 사도 돼? 옆에서 듣기에도 텔레비전까지는 무리라고 생각했는데, 아저씨는 “너 사고 싶은 거 다 사.”라고 했습니다. 모든 부탁을 다 들어주고, 휴대폰을 끊은 아저씨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외쳤습니다. “이 휴대폰 주인 누구죠?”
자기 것도 아닌 천하만국과 그 영광을 보여 주고는 엎드려 절하면 다 주겠다고 예수님을 시험했던 마귀는, 사람들에게도 원하는 대로 다 주겠다고 공약(空約)을 해 댑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원하는 대로가 아니라, 우리에게 필요하거나 유익한 것을 주겠다고 약속하시고, 순종하면 반드시 약속 이상으로 주십니다.
오전 6시경에 와서 한 데나리온씩 받은 품꾼들은, 집주인을 원망했습니다. “나중 온 이 사람들은 한 시간만 일하였거늘 저희를 종일 수고와 더위를 견딘 우리와 같게 하였나이다.” 얼른 들으면 참 당연한 얘기입니다. 집주인의 처사가 비합리적이고 정의롭지 못하고 부당하다는 것입니다. 이 품꾼들처럼, 지성인이나 윤리 도덕가들을 비롯한 인간이 내세우는 정의의 근저는 이기적 욕심이고, 공의의 근저는 집단 이기주의입니다. 이 사실은 정의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마다 정의의 개념이 다른 것을 보아도 알 수 있고, 단체나 국가마다 공의의 개념이 다른 것을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정의의 화신인양 설치는 사람치고 제대로 사랑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겠다고 설치는 사람치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그저 자기 생각과 자기 이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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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12시간 일한 품꾼들이 정당하다고 생각해서 한 말은, 다른 품꾼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괴롭게 했습니다. 자기 생각에 정당한 말이 부당한 말인 경우가 많습니다. 설령 정당한 말이라고 해도, 어떤 사람에게 상처가 되거나 치명적인 타격이 된다면 삼가야 하는 것입니다. 실상, 12시간 일한 품꾼들의 불평과 원망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입니다. 약속대로 한 데나리온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그들은 자기들처럼 가난한 품꾼들을 오후 5시경에 고용해 주고, 게다가 정의이자 그 이상인 사랑으로 한 데나리온씩이나 준 집주인에 대해 감사하며 존경해야 했습니다. 이 품꾼들처럼 정의의 사자인양 설치는 사람치고 사랑을 알고 행하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정의란 컵에 물이 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고 꽉 차는 것이고, 사랑이란 컵에 물이 꽉 차고 넘치는 것입니다.
집주인은 원망하는 그 품꾼들 중 한 사람에게, “친구여 내가 네게 잘못한 것이 없노라 네가 나와 한 데나리온의 약속을 하지 아니하였느냐”라고 했습니다. 한 데나리온의 품삯을 주겠다는 약속과 상당하게 주겠다는 약속대로 이행한 것입니다. 지극히 정당했을 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사랑의 실천이었습니다.
실상, 나중에 온 품꾼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한 것이, 약속된 품삯보다 더 많은 대우를 받을 필연적 조건은 아닙니다. 품삯 약속도 없었고, 열심과 성실성과 책임감이 다 똑같다고 해도, 일한 시간의 분량에 비례해서 대우해야 정당한 것은 아닙니다. 창고에 쌀부대를 채우는데 12시간 걸리는 사람도 있고, 1시간 걸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러시아어로 된 주문서를 보고 1시간이면 처리하는 직원이 있는가 하면, 그 알파벳도 모르는 직원은 종일 씨름해도 처리 못합니다. 12시간 일했다고 해서 12시간의 실적을 이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능력에 따라 실적이 다르고, 불평이나 감사, 분노나 기쁨 등의 일하는 마음가짐에 따라 실적이 달라지는 것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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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다. 또한, 인간 외적인 요소가 작용하기도 합니다.
시골 농장의 옆 산에서 불이 났습니다. 농장 주인의 신고를 받고, 잠시 후에 마을 소방차가 달려왔지만 불을 끄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얼마 후, 옆 마을 소방서에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불이 거의 농장 옆까지 번졌을 무렵, 낡고 허름한 옆 마을 소방차가 총알처럼 달려오더니 산불의 중심부에서 멈췄습니다. 불길 속에서 소방대원이 뛰어내리더니 미친 듯이 물을 뿌려 대기 시작했습니다. 마을 소방대원들도 가세해서, 농장에 불이 번지기 직전에 가까스로 불을 껐습니다.
농장 주인은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 불길을 잡아 준 그 소방대원에게 안 줘도 되지만, 감동을 받아 500만 원을 기증했습니다. 현장의 방송국 기자들도 그 소방대원을 취재했습니다. “정말 용감하십니다. 농장 주인이 기증한 돈은 어디에 사용하실 건가요?” 그러자 소방대원이 화가 잔뜩 난 표정으로 방화복을 털면서 말했습니다. “우선 이 고물 소방차의 브레이크부터 고칠 겁니다. 타 죽는 줄 알았네!”

3. 맺음말

집주인은 원망하는 품꾼들 중 한 사람에게 “네 것이나 가지고 가라 나중 온 이 사람에게 너와 같이 주는 것이 내 뜻이니라 내 것을 가지고 내 뜻대로 할 것이 아니냐 내가 선하므로 네가 악하게 보느냐”라고 했습니다. 구구절절이 맞는 말입니다. 한마디 더했습니다. “이와 같이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되고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리라.” 중요한 건 구원받은 믿음의 세월이 아니라 믿음의 성숙입니다. 피조물인 우리는 인간과 만물의 창조주인 선하신 하나님께서 당신의 소유로 사랑의 뜻대로 하시는 일을 감사하며 받아들여야 합니다. 우리 모두 구원과 보상은 인간의 소원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의 의지에 달린 것임을 알고, 마땅히 할 일을 하는 것뿐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충성하시기 바랍니다.

(설교의 성경 본문: 마태복음 20:1-16)

1천국은 마치 품꾼을 얻어 포도원에 들여보내려고 이른 아침에 나간 집주인과 같으니 2저가 하루 한 데나리온씩 품꾼들과 약속하여 포도원에 들여보내고 3또 제 삼시에 나가 보니 장터에 놀고 섰는 사람들이 또 있는지라 4저희에게 이르되 너희도 포도원에 들어가라 내가 너희에게 상당하게 주리라 하니 저희가 가고 5제 육시와 제 구 시에 또 나가 그와 같이 하고 6제 십일 시에도 나가 보니 섰는 사람들이 또 있는지라 7가로되 너희는 어찌하여 종일토록 놀고 여기 섰느뇨 가로되 우리를 품꾼으로 쓰는 이가 없음이니이다 가로되 너희도 포도원에 들어가라 하니라 8저물매 포도원 주인이 청지기에게 이르되 품꾼들을 불러 나중 온 자로부터 시작하여 먼저 온 자까지 삯을 주라 하니 9제 십일 시에 온 자들이 와서 한 데나리온씩을 받거늘 10먼저 온 자들이 와서 더 받을 줄 알았더니 저희도 한 데나리온씩 받은지라 11받은 후 집 주인을 원망하여 가로되 12나중 온 이 사람들은 한 시간만 일하였거늘 저희를 종일 수고와 더위를 견딘 우리와 같게 하였나이다 13주인이 그 중의 한 사람에게 대답하여 가로되 친구여 내가 네게 잘못한 것이 없노라 네가 나와 한 데나리온의 약속을 하지 아니하였느냐 14네 것이나 가지고 가라 나중 온 이 사람에게 너와 같이 주는 것이 내 뜻이니라 15내 것을 가지고 내 뜻대로 할 것이 아니냐 내가 선하므로 네가 악하게 보느냐 16이와 같이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되고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리라

필자의 사이트 newrema.com(T. 426-3051)의 저서: 신약 전체 주석/ 설교집 28권/ Salvation Before Jesus Came/ 예수 탄생 이전의 구원/ 난해 성구 사전 I, II권/ 바울의 인간 이해/ 바울의 열세 서신/ 다수의 논문들/ 우린 신유의 도구/ 눈솔 인터넷 선교/ 영성의 나눔 1, 2, 3, 4권/ 영성을 위한 한 쪽/ 눈솔 예화집 I, II. (편저)/ 웃기는 이야기(편저)



전체 2

  • 2020-04-25 20:49

    최세창목사님 이곳은 감리회소식란입니다. ^^


    • 2020-04-27 10:45

      필자의 설교에 관심을 보여서 감사합니다. 관리자 님이 알아서 하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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