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디아서 7강 1:1b (하나님 아버지, 양자, 목사)

작성자
최세창
작성일
2022-11-02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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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 연재되는 주석책 「갈라디아서」


[하나님 아버지]란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이실 뿐만 아니라, 온 인류의 아버지가 되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하나님 아버지](테우 파트로스, θεού πατρὸς)라는 바울의 사상은 베드로(1:17)나 예수님과 다를 바 없다. 그 사상은 구약 성경에도 나타나나(출 4:22, 시 68:5, 89:26, 사 9:6, 63:16, 64:8, 렘 3:4, 9, 말 2:10) 미미한 것이었는데, 예수님에게서 본격적으로 개인화 내지 신령화되었다. 따라서 아버지로서의 신관은 신약 성경의 주류가 되었다.

메이첸(J. G. Machen)은, “하나님의 부성의 교리는 예수와 바울이 똑같다”❶라고 하며, 케네디(H. A. A. Kennedy)는 더욱 구체적으로, “예수의 교훈의 근본적 취지인 하나님의 부성의 계시는, 바울의 종교적 개념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지배했다.”❷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사실은, 바울이 자신의 모든 서신에서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을 보아서도 알 수 있다(롬 1:7, 고전 1:3, 고후 1:2, 갈 1:3, 살전 1:1, 살후 1:2, 골 1:2, 몬 3 등).
하나님의 아버지 되심의 의미에 대해 바르트(K. Barth)가 자신의 「교의학 개요」에서 잘 설명하고 있다.

“아버지란 인간관계에서 하나님께 적용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 자신에게서 인간관계에 적용된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께서는 그 자신 안에서, 또 자신의 본성에서도 영원히 아버지이시다.······당신의 피조물인 우리를 위한 아버지이시다.······참되고 정당한 부성은 하나님 안에 있고, 바로 이 하나님의 부성으로부터 우리 자신의 부성이 생기는 것이다. 신적 부성은 모든 자연적 부성의 근원이다.”❸

하나님 아버지의 주도적이며 자유로운 은혜에 의해서만 인간은 하나님의 자녀, 즉 하나님의 양자(빌 2:15)가 될 수 있다. 양자란, 바울이 ‘그리스도 안에 있는 인간’을 표현하는 하나의 개념이다.

고대 세계에서 가족이 양자를 삼는 것은 매우 평범한 일이다.바클레이(W. Barclay)는 양자 결연 의식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양자 결연 의식은 매우 인상적인 것이었다. 그것은 동전과 저울을 사용한 상징적인 매매 행위에 의해 진행되었다. 아들의 친아버지가 자기의 아들을 한 번 팔았다가 다시 사고, 두 번째 팔았다가 또다시 산다. 그리고 세 번째 팔고는 다시 되사지 않는다. 그런 다음에 양아버지가 로마의 행정 장관인 집정관에게 가서 양자 결연의 건을 신청함으로써 성립되었다.

일단 양자가 되면, 그의 과거의 모든 빚과 계약은 무효가 된다. 그는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사는 새사람으로 간주된다. 미래의 모든 면에서도 그는 다른 아들과 똑같은 근거를 갖는다.”❹

바울은 양자의 개념을 구속과 유사한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롬 8:23). 하나님은 우리를 예정하여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당신의 자녀가 되게 하셨는데, 그 목적은 우리로 하여금 사랑 안에서 하나님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려고 그리스도 안에서 택하신 것이다(엡 1:4). 이 아들은 무서워하는 종의 영 대신에,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를 수 있도록 양자의 영을 받았다 (롬 8:15, 갈 4:6). 이 영은 곧 하나님의 영이며, 양자의 모든 삶을 지배한다(롬 8:14). 따라서 케네디(H. A. A. Kennedy)는 “양자란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의 모든 환경들, 즉 세상과 생명과 죽음과 현재적인 것들과 다가올 것들의 주인이다. 바울은 항상 이 승리적 조건들을 성령의 선물과 결합시킨다.”❺라고 하였다. 이러한 양자의 삶은 모든 피조물이 고대하는 자유로 특징지어진다(롬 8:21, 고후 3:17).

양자란 하나님의 후사요 그리스도와 함께 한 후사로서, 그분과 함께 영광을 얻기 위해 고난도 함께 받아야 한다(롬 8:17). 이 고난은 죄악으로 말미암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나누는 고난이요 그리스도를 위한 고난이다(고전 4:10-13, 9:19, 고후 1:5, 4:8-10, 11:23-32, 빌 1:29, 3:10, 골 1:24, 살후 1:5, 딤전 4:10, 딤후 1:8).

한 마디로 말해, 양자란 하나님께서 죄인인 우리에게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성령을 보내 주셔서, 우리를 당신의 영광의 상속자로 삼으신 것이다. 그 때문에 우리는 비로소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를 수 있게 된 것이다. 죄로 마귀에게 끌려가던 우리가, 창조주요 전능자이신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양자가 되었다는 것보다 더한 사랑의 신비가 있을 수 없으며, 이보다 더 놀라운 은혜가 있을 수 없다.

또, 바울은 양자의 개념을 구속과 유사한 의미로 사용하는데, 이 점에서도 베드로와 별로 다를 게 없다.

1절 후반의 [말미암아](전치사: 디아, διά)는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님 아버지께 똑같이 적용된다. 따라서 바울이 사도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 아버지]의 직접적인 부르심 때문이었다.❻ 이 표현은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님 아버지를 별개의 두 실체로 분리시켜서 한 말이 아니라, 다만 성부와 성자를 구분하여 설명한 것일 따름이다.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사도로 세우셨다는 사상은, 바울이 자주 언급한 “하나님의 뜻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예수의 사도가 되었다”(고전 1:1, 고후 1:1, 엡 1:1, 골 1:1, 딤후 1:1. 참조: 딤전 1:1)는 의미와 같은 것이다.

바울은 자신의 사도권에 대해 [죽은 자 가운데서 그리스도를 살리신 하나님 아버지로 말미암아]라고 하여, 특이하게 그리스도의 부활과 관련짓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黑崎幸吉은 “그의 소명이 그의 공상에서 나온 것이 아니고 부활하신 주님께로부터 받은 역사적 사실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더욱 구체적으로 말하면, 바울이 그리스도인들을 붙잡아 오기 위해 다메섹으로 가다가, 길에서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만남으로써 하나님의 일을 위한 그리스도의 사도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그의 회심 사건이기도 하다.❼

바울의 회심을 심리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생각은 홀스텐에게서 비롯되었다. 그는 바울의 표현 형식이 구약 성경의 모세의 가시덤불 환상과 족장들이 특별한 지시를 받을 때에 들은 음성 그리고 예언자들의 환상이 기술되던 모양으로 기술되었고, 바울 자신도 황홀경에서의 경험을 여러 번 말했기 때문에(고후 12:2-4, 14:6 등) 그런 해석도 상당한 근거를 가졌다고 한다(H. J. Schoeps).❽ 그러나 이 주장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근거는 없다.

바울의 회심 기사들은 공통적으로 바울이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점을 강조하고 있다(행 9:1-9, 22:6-16, 26:12-18, 고전 9:1, 15:8). 바울의 회심 사건에 있어서, 매우 특징 있는 의의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와의 관계에 들어간 것이다(H. A. A. Kennedy)❾. 이 말은 그리스도의 원수였던 바울이 그리스도 안에 있는 그리스도의 사람(사도)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관계는 바울에게 나타난 부활하신 그리스도에 의해서 가능하였다. 케네디(H. A. A. Kennedy)는 “바울이 그리스도로서 그에게 나타나셨던 부활하신 주님을 묘사할 때, 그는 메시아에 관하여 공허하게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는 하나의 사실로서 끊임없이 지상 예수님께 대하여 그리스도라는 이름을 사용한다.”❿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말은, 바울이 다메섹에서 만난 예수 그리스도께서 실제로 부활하신 구체적인 인격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다메섹 도상에서 바울에게 나타나신 그리스도는 바울의 모든 것을 새롭게 변화시켰다. 바울 자신의 증언에 의하면, 그는 옛 세대를 특징짓는 죄(롬 6:2), 율법(롬 7:6, 갈 2:19), 초등학문(골 2:20), 자기(고후 5:14), 육체(갈 5:24), 세상(갈 6:14) 등에 대하여 죽었으며, 따라서 이제 사는 것은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며, 동시에 그리스도께서 그 안에 사시는 것이다 (갈2:20). 한 마디로 말해, 옛 바울이 죽고 부활하신 그리스도 안에서 바울이란 사람이 새롭게 창조된 것이다. 따라서 “바울이 알고 있던 이전의 모든 것은, 다메섹 도상에서의 회심을 통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해석되었고”(Machen, Stewart),⓫ 또한 독특하게 그의 사상을 형성하게 되었다. 사도로서의 바울, 그의 복음, 그리고 그의 선교는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떠나서는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바울은 그리스도의 부활 사건이란 곧 하나님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그를 살리신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통해, 바로 그 그리스도를 살리신 전능하신 하나님 아버지께서 자기에게 사도직을 주셨으므로, 자기의 사도권은 절대적인 권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헨리(Henry)는 “바울의 사도권은 다른 사도들과 동등하다. 오히려 다른 사도들은 예수께서 지상에 계실 때 부름 받았음에 비해, 바울은 예수께서 부활하여 승천하신 후에 부름 받았다는 점에서 볼 때는 그들보다 더 권위가 있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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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석서와 주해서에서 인용할 경우에는, 해당 성구가 있으므로 저자의 이름만 밝혔음.
1) J. G. Machen, The Origin of Paul's Religion(Michigan: Eerdmans, 1973), p. 161.
2) H. A. A. Kennedy, The Theology of The Epistles(London: Duckworth, 1959), p. 105.
3) K. Barth, Dogmatics in Outline. trans. by G. T. Thomson.(SCM Press Ltd, 1966), p. 43.
4) W. Barclay, Ambassador for Christ(The Saint Andrew Press, 1973.), p. 170.
5) H. A. A. Kennedy, op. cit., p. 138.
6) M. Luther, M. Henry, O. F. Blackwelder, E. H. Perowne, R. T. Stamm, 黑崎幸吉, 內村鑑三, 이상근.
7) W. H. G. Thomas, Ministerial Life and Work(Michigan: Baker Book House, 1974), pp. 12-14. 하나님의 예언자, 그리스도의 사역자가 되는 일반적인 과정을 네 단계로 설명하고 있다. ⑴ 하나님께 대한 인식은 죄의 자각을 초래한다. ⑵ 죄의 고백은 죄 사함을 받는다. ⑶ 하나님의 소명은 하나님께 대한 헌신을 요구한다. ⑷ 하나님의 위임은 하나님과의 교제를 가능케 한다.
8) H. J. Schoeps, Paul, trans. by H. Knight(Philadelphia : The Westminster Press, 1961), pp. 54-55.
9) H. A. A. Kennedy, The Theology of the Epistles(London: Duckworth, 1959), p. 55.
10) Ibid. p. 53. 롬 5:6, 고후 1:5 등.
11) J. G. Machen, The Origin of Paul’s Religion(Michigan: Eerdmans, 1973), p. 145. J. S. Stewart, A Man in Christ(London: Hodder and Stoughton), p.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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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최세창, 갈라디아서, 에베소서(서울: 글벗사, 2002, 2판 2쇄), pp. 42-47.

필자의 newrema.com(T. 426-3051)의 저서 및 역서 :
# 신약 주석(마~계, 1-15권)/ Salvation Before Jesus Came/ 바울의 인간 이해/ 바울의 열세 서신/ 예수 탄생 이전의 구원/ 우린 신유의 도구/ 다수의 논문들/ 난해 성구 사전 I, II권/ 설교집 35권/ 기타 다수
# 번역서 : 예수의 비유(W. Barclay 著)/ 야고보서(A. Barnes 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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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1-02 12:54

    필자의 주석책에는 각주로 되었고, 주석되는 성경의 구절과 용어는 고딕으로 구분했는데, 이 인텨넷 화면에는
    그대로 표시되지 않으므로 각주를 미주로 바꿨고, 고딕을 부호 [ ]로 바꿨습니다. 예: 고딕으로 된 '인자'는 [인자]로 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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