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18

화해는 회개에서 출발합니다

  • 날 짜  :  5월 18일(월요일) 5·18민주화운동기념일 | 성년의 날
  • 찬  송 :  274장 나 행한 것 죄뿐이니
  • 성  경 :  스가랴 7:8~10, 잠 28:13
  • 요  절 :  자기의 죄를 숨기는 자는 형통하지 못하나 죄를 자복하고 버리는 자는 불쌍히
    여김을 받으리라 (잠 28:13)

세계적인 학자이자 의학박사인 베셀 반 데어 콜크는 『몸은 기억한다』라는 책에
서 베트남 참전군인들이 겪는 트라우마를 보여 주면서, 트라우마를 어떻게 다루어
야 할지를 알려 주고 있습니다. ‘자신이 잔인한 폭력의 희생자라면 어떻게 해야 타
인에게 친밀감을 느끼고 가까운 사이가 될 수 있을까?’ 그는 이 질문에서 시작해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의 트라우마 치유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합니다. 어떤 큰일을
당하면 사람들은 그 기억을 지우거나 왜곡하려고 합니다. 피해자의 아픔과 괴로움
은 두말할 것도 없고, 가해자에게도 그 상흔은 지속됩니다. 지우고 싶은 기억인데
도 지워지지 않기에 몸부림치는 것입니다.
주님은 스가랴 선지자를 통해 우리에게 서로 관용과 자비를 베풀라고 하셨습니
다. 그런데 여기에서 멈추지 않으시고, 동족끼리 해칠 생각을 하지 말라고 말씀하
셨습니다. 그러나 우리 역사에서 동족끼리 해칠 생각을 실행으로까지 옮긴 일들이
적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서 벗어날 때, 우리는 문제를 겪습니다. 하나님에
게서 벗어났을 때, 우리 삶에 나타나는 것은 죄악뿐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어긋
났기에 6·25 동족상잔도 일어나고, 4·3, 4·19, 5·18 숫자 너머로 분명히 드러나는
국가권력에 의한 민간인 학살도 벌어진 것입니다.
오늘은 5·18 민주화 운동 40주년 기념일입니다. 5·18은 민주화 운동 당사자들
과 폭력 진압 희생자들과 진압군만이 아니라 동시대를 살고 있는 모든 국민에게 아
픈 기억이며, 치유되어야 할 역사입니다. 트라우마가 존재하는 한, 5·18은 과거에
종결된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우
리는 다시금 하나님 앞에 서야 합니다.
5·18 민주화 운동 40주년 기념의 날, 가해자 모두가 그날의 일을 사실 그대로
고백하고 회개하며 돌이킬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본문의 말씀처럼 과거의 잘못들
을 낱낱이 자백하여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고 화해의 길로 나아가길 기도합니다.
스스로 죄를 고백하는 것이 과거를 마무리하는 첫걸음입니다. 주님의 십자가 은혜
앞에서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에게 화해의 나눔이 있기를 기도합니다. 참회함으로
회복하고, 참회함으로 용서하고, 참회함으로 하나의 국민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내 앞에 화해해야 할 사람이 있습니까? 화해할 용기를 위해 기도합시다.

화해의 하나님, 이 땅에서 벌어진 아픈 일들과 악한 일들에 참회와 돌이킴이 있기를 원합니다. 주님의 뜻을 벗어난 모든 일을 회개하여, 화해케 하시는 주님의 은혜를 모두가 누리게 하옵소서. 이 땅의 아픈 역사를 치유해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정요섭 목사·꿈이있는미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