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04

혹시 ‘아직도’ 믿음이 없습니까

  • 날  짜 : 2023년 10월 4일 수요일
  • 찬  송 : 440장  어디든지 예수나를 이끌면
  • 성  경 : 마가복음 4:35~41  이에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어찌하여 이렇게 무서워하느냐 너희가 어찌 믿음이 없느냐 하시니 (40)

렘브란트가 그린 <갈릴리 호수의 폭풍>이라는그림이 있습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탄 배가 폭풍을 만난 장면을 묘사한 그림입니다. 화가는 휘몰아치는 폭풍에 배가 부서질 듯하자 당황한 제자들과이와 상반된 예수의 평온한 모습을 한 장면에 담았습니다. 높이 들린 배의 앞머리에 하얀 거품을 내며 부딪치는 파도가 밝게 강조됩니다. 제자 둘은돛을 붙잡고, 둘은 돛대 옆에서 몸을 지탱해보려고합니다. 한 제자는 한 손으로 돛대를 붙잡고 다른손은 파도를 막아보려고 활짝 펼쳐 얼굴 앞으로 내밀고 있습니다. 배 가운데에는 어디 숨을 곳이 없나 찾는 제자도 있고, 이미 어두운 곳에 숨은 제자도 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 곁에는, 예수님 몸을흔들며 상황을 설명하는지 간청하는지, 그리 공손해 보이지 않는 제자들도 있습니다. 그 뒤로 무릎꿇고 기도하는 제자와 배 밖으로 구토를 하는 제자, 방향키를 쥐고 있는 제자도 있습니다. 모두 폭풍 앞에서 어쩔 줄 모르는 모습입니다. 이렇게 당황한 제자들과는 정반대로, 예수님만 별일 없다는듯 평온해 보입니다. 예수님의 손 모양도 긴장감이느껴지지 않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께 “우리가 죽게 되었는데도, 아무렇지도 않으십니까?(38, 새번역)”라고 묻습니다. 예수님을 깨우는 제자들의 말투는 원망으로 가득합니다. 어쩌면 한심하다는 눈빛을 보냈는지도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제자들은 모두 눈앞의 상황을 두려워하며 어쩔 줄 몰라 당황할 뿐이었습니다. 그때 예수님은 바람을 꾸짖고 바다에게 잠잠하라하심으로 폭풍을 멎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왜들 무서워하느냐? 아직도믿음이 없느냐?(40, 새번역)” 이제는 믿음이 있을때도 되지 않았느냐는 말씀입니다. 어떻게 아직까지도 믿음이 없느냐 답답해하신 듯합니다.

바람과 바다마저 순종하는 예수님입니다. 그런예수님께서 제자들과 진작부터 함께 계셨는데, 제자들은 폭풍을 더 크게 본 것입니다. 수많은 기적을 보여 주신 예수님이 바로 옆에 계신데도 믿지못하고 불손한 태도를 보이며 두려워했습니다. 우리 역시 하나님이 항상 함께 계신다고 말하면서도, 여전히 내게 닥친 일을 두려워하며 ‘아직도’ 믿음이 없지는 않습니까? 두려운 이유는 믿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나와 항상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세상보다 크게 보고 있습니까?

하나님, 예배하고 기도하고 믿음 생활을 하면서도 혹시 아직도 믿음이 없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옵소서. 함께계신 하나님보다 세상일을 더 크게 보는 어리석은 자가 되지 않게 하옵소서. 믿음의 눈으로 내 곁의 하나님을 온전히 믿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김정수 목사 _ 대한기독교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