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9

향유하는 믿음

  • 날  짜 : 2025년 3월 19일 수요일
  • 찬  송 : 314장  내 구주 예수를 더욱 사랑
  • 성  경 : 열왕기하 5:15~19  이르되 내가 섬기는 여호와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내가 그 앞에서 받지 아니하리라 하였더라 나아만이 받으라고 강권하되 그가 거절하니라 (16)

신앙생활의 생기와 기쁨이 시들해질 때가 있습니다. 예배와 찬양과 기도가 설레며 하나님이 그립기만 하던 마음이 어느새 무덤덤해지는 것입니다. 그런 위기를 극복하고 신앙의 생기를 되찾아야 합니다. 예물을 거절한 엘리사의 태도에서 우리는 그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아람 왕의 군대 사령관 나아만이 감사의 마음으로 바치려는 예물을 엘리사는 단호하게 거절합니다. 받아도 될 만한 이유는 충분했습니다. 나아만의 나병이 나았고, 덕분에 고치지 못하면 아람이 트집 잡아 공격해올까 염려했던 이스라엘 왕의 걱정도 해소되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온 세상에 이스라엘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15). 그럼에도 엘리사는 하나님의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며 거절합니다. 엘리사는 그 이유를 밝히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의 태도를 묵상하면서 신앙의 생기를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는지 깨달을 수 있습니다.

원숭이들에게 퍼즐을 주면 하루 종일 그것을 가지고 논다고 합니다. 다 풀면 흩트리고 다시 맞추기를 반복합니다. 그런데 풀었을 때 먹을 것을 주면, 배고플 때만 풉니다. 또 제일 빨리 푼 원숭이에게만 보상을 줘도 잘 푸는 몇 마리 외에는 풀지 않습니다. 사람에게도 비슷한 측면이 있습니다. 노래나 운동을 좋아했는데 가수나 운동선수가 되면 스트레스 받는 일로 변하기 쉽습니다. 좋아하던 일이 성공과 수입을 위한 도구가 될 때, 그 자체를 마음껏 즐기던 향유의 기쁨이 시들기 때문입니다.

어거스틴은 향유와 이용을 구분합니다. 어떤 것을 그 자체를 위해 사랑하면 향유, 다른 목적을 위해 사랑하면 이용이라고 합니다. 엘리사는 어떤 보상도 거절합니다. 나아만을 치유하신 분은 하나님이시니 자신이 받을 몫도 아니었습니다. 나아만을 치유하고 이스라엘을 곤경에서 구원하시는 하나님을 다른 목적 없이 도울 뿐입니다. 하나님을 어떤 보상을 위한 도구로 이용할 때 순수한 사랑과 기쁨은 시들기 쉽습니다. 엘리사처럼 하나님을 위해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하나님만을 사랑하는 향유입니다. 신앙의 생기는 향유하는 믿음에서 피어납니다.

어떻게 하나님을 위해 하나님을 사랑할 수 있을까요?

아무 조건 없이 우리를 사랑해 주시는 하나님, 그 사랑에 물들게 하옵소서. 그 사랑을 닮아 하나님을 구하게 하옵소서. 하나님이 주실 평안이나 은총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게 하옵소서. 하나님만으로 충만한 사랑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하태혁 목사 _ 두미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