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님이 구하시는 것
- 날 짜 : 2022년 10월 30일 주일
- 찬 송 : 279장 인애하신 구세주요
- 성 경 : 미가 6:6~8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은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 (8)
도움 혹은 특혜를 기대하며 영향력 있는 존재에게 건네는 재화를 뇌물이라고 합니다. 보통은 청탁하는 자나 청탁받은 자 모두 자신들의 주고받음은 부정한 행위가 아니며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오랜 인간사의 경험에서, 바라는 목표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은 청탁과 뇌물의 크기에 달려 있다는 인식이 상식처럼 굳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런 ‘청탁 본능’은 종교 전통에도 깊이 내재화되었습니다. 전능한 힘을 가진 신에게 호화로운 신전을 지어 드리고 값진 헌물을 바치는 관습이 그렇습니다. 물론 신앙인들은 이런 혐의를 부인할 것입니다. 하지만 갖가지 방식으로 하나님께 드리는 헌신이 기도와 함께 바쳐지며, 그 기도는 대개 나와 우리를 위한 청탁인 경우가 많지 않은가요?
고대 이스라엘도 훌륭한 성전을 하나님께 봉헌하고, 매일 번제를 드리면서 제물을 아낌없이 바쳤습니다. 최고 제물로 여기는 1년 된 송아지(6)를 비롯해 수많은 숫양을 제단에서 불살랐고, 이스라엘은 그 제물의 향과 풍성한 기름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신다고 믿었습니다(7). 심지어 자기 자녀를 바침으로써 최고의 신심(信心)과 헌신을 증명하려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사야는 ‘하나님께서 숫양의 번제와 살진 짐승의 기름과 수송아지의 피를 싫어하시고, 제물과 분향을 가증하게 여기시며, 성회(聖會)와 절기로 모이는 것을 견디지 못하신다’고 선언합니다(사1:11~14). 미가 예언자도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따로 있는데, 그것은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8)’이라고 합니다.
성전 건축을 허락하시고, 제사와 제물을 제정하시며, 안식일을 비롯한 절기와 성회를 명하신 분이 하나님인데, 뜻밖에도 이런 관습의 수행을 반대하는 분도 하나님입니다. 성전을 봉헌한 이들이 자신들의 안위를 구하고, 예배와 제물을 바치는 이들이 자신들의 복과 번영을 청하며, 거룩한 시간을 지키는 이들이 세속 욕망에 물든 삶을 사는 까닭입니다. 특권의식을 지닌 개인이나 공동체가 특혜를 바라는 청탁의 의미로 바치는 봉헌과 기도를 가차 없이 물리치시는 하나님, 그분이야말로 ‘인자와 정의’로 온 세상을 돌보시는 하나님입니다.
정명성 목사 _ 팔미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