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12

필요를 가장 잘 아시는 분

  • 날 짜  :  8월 12일(수요일)
  • 찬  송 :  272장 고통의 멍에 벗으려고
  • 성  경 :  마가복음 7:31~37
  • 요  절 :  예수께서 그 사람을 따로 데리고 무리를 떠나사 손가락을 그의 양 귀에 넣고
    침을 뱉어 그의 혀에 손을 대시며 (33)

요즘처럼 위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대에 본문의 광경은 조금 불편하게 느껴
질 수 있습니다. 손가락을 귀에 넣고 침을 뱉어 혀에 손을 대는 모습은 그리 유쾌
하지만은 않습니다.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을 기록한 마태와 누가 역시 불편했는지
마가만 유일하게 이 사건을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본문과 밀접한 관계
가 있는 벳새다의 시각장애인을 고치신 이적(막 8:22~26)을 보더라도 그렇습니다.
“예수께서 그 눈먼 사람의 손을 붙드시고, 마을 바깥으로 데리고 나가셔서, 그 두
눈에 침을 뱉고, 그에게 손을 얹으시고서 물으셨다. ‘무엇이 보이느냐?’(막 8:23, 새
번역)” 두 가지 이적 모두 예수님께서 ‘침’과 ‘손’을 사용하십니다.
그런데 우리의 시선을 이 청각장애인에게로 돌린다면 위의 상황이 조금씩 이해
됩니다. 예수님은 이 사람을 치료하시기 전 구경하려는 많은 무리로부터 청각장애
인을 따로 떼어 놓으십니다. 치료받는 이의 입장과 존엄성도 생각하신 것입니다.
들을 수 없는 이에게 예수님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치료의 과정을 보여 주셨습
니다. 주저함 없이 이 사람의 귀에 손을 넣고, 이 사람의 혀를 손으로 만지십니다.
당신의 침을 묻혀 이 사람의 굳어진 혀를 풀어 주십니다. 들을 수 없기에 행동으로
보여 주신 것입니다. 이 모든 과정이 선명하게 그려집니다.
듣지 못하기에 말할 수 없었던 이 사람의 답답함은 예수님의 섬세하고 부드러운
배려와 치유의 역사를 통해서 완전하게 해소되었습니다. 주님은 기적을 통해 메
시아이심을 선포하시기도 하지만 본문에서는 오히려 침묵하게 하십니다. 그런데
도 사람들은 이렇게 고통 중에 있는 이의 필요를 아시고 세심하게 치유하신 그 모
습을 보며 침묵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런 세심한 사랑은 감추어질 수가 없습니
다. 고통 중에 있는 이 사람의 치유를 먼저 생각하시고 구경거리가 되지 않게 하셨
고, 전혀 새로운 방법이 아니라 당시에 사용되었을 법한 방법으로 치유하셨습니다.
우리는 가끔 사랑을 베푸는 입장만을 생각하다가 받는 이의 입장과 형편을 생
각하지 못하고 배려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치료받는 이의 상황과 필요를 아시
고 세심하게 배려하며 치유하시는 메시아의 모습에서 우리는 어떤 사랑을 실천해
야 하는지 깨달아 알 수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이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있습니까?

하나님, 고통 중에 있는 이들의 아픔과 필요를 알고 그들의 입장에서 세심한 사랑을
베푸신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우리도 그런 세심한 사랑을 실천하는
이가 되게 하옵소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드러내는 이가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권구현 목사·선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