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묵의 힘
- 날 짜 : 6월 01일(월요일)
- 찬 송 : 539장 너 예수께 조용히 나가
- 성 경 : 마가복음 15:1~5
- 요 절 : 예수께서 다시 아무 말씀으로도 대답하지 아니하시니 빌라도가 놀랍게 여기더라 (5)
우리는 말의 홍수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너무나 많은 말들이 쏟아져 참과 거
짓을 가려내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옛 신앙인들은 진리의 말씀, 곧 하나님의 음
성을 듣기 위해서 스스로 입을 닫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침묵할 때 더 많은 소리를
듣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침묵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지만 침묵하기가 결코 쉽
지는 않습니다. 바른 말, 선한 말이라도 하고 싶은 욕구가 끝내 입 밖으로 터져 나
옵니다. 그러나 나중에 돌아보면 힘주어 한 말조차 필요 없었으며, 때로는 차라리
말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후회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그렇다고 침
묵이라고 해서 다 좋은 것도 아닙니다. 담을 쌓기 위한 침묵, 공허한 침묵, 화난 침
묵, 불안한 침묵 등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 우리에게 오늘 본문은 침
묵의 모범, 침묵의 힘을 매우 잘 보여 줍니다.
잡히신 예수님이 빌라도에게 넘겨졌습니다. 예수님이 유대인의 왕이라고 주장
한 데 대한 죗값을 물으려는 참이었습니다. 예수님이 빌라도 앞에서도 변함없이
자신이 유대인의 왕이라고 선언하자 흥분한 대제사장들은 여러 가지로 예수님을
고발했습니다. 세금을 내지 말라고 했다고, 성전을 삼일 만에 다시 세우겠다고 했
다고, 율법을 무너뜨렸다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불합리하고 불리한 증언들
이 난무하는 상황에서도 예수님은 아무런 항변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빌라도가 채
근해도 그저 침묵하셨습니다. 이 침묵의 결과를 성경은 이렇게 증언합니다. “예수
께서 다시 아무 말씀으로도 대답하지 아니하시니 빌라도가 놀랍게 여기더라(5).”
주님은 빌라도 앞에서 진리가 아닌 것들과 허위로 가득 찬 자들을 지탄하며 참
진리가 무엇인지 밝히 보일 수 있었음에도 그저 침묵하셨습니다. 그렇게 예수님은
아버지 하나님의 뜻에 대한 완전한 순종을 보이셨고, 그 침묵의 힘은 세상을 변화
시켰습니다. 힘 있는 말과 의미 있는 진리가 침묵에서 나옵니다. 침묵 속에서 우리
는 침묵하며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만납니다. 리처드 포스터는 “침묵은 입을 다무
는 행위라기보다 귀를 여는 행위이다.”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침묵은 더욱 크게 소
리친다고 말합니다. 말해야 할 때 말하십시오. 그러나 때로는 침묵으로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음을 기억하십시오.
최선순 목사·수원성화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