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01

침묵의 힘

  • 날 짜  :  6월 01일(월요일)
  • 찬  송 :  539장 너 예수께 조용히 나가
  • 성  경 :  마가복음 15:1~5
  • 요  절 :  예수께서 다시 아무 말씀으로도 대답하지 아니하시니 빌라도가 놀랍게 여기더라 (5)

우리는 말의 홍수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너무나 많은 말들이 쏟아져 참과 거
짓을 가려내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옛 신앙인들은 진리의 말씀, 곧 하나님의 음
성을 듣기 위해서 스스로 입을 닫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침묵할 때 더 많은 소리를
듣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침묵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지만 침묵하기가 결코 쉽
지는 않습니다. 바른 말, 선한 말이라도 하고 싶은 욕구가 끝내 입 밖으로 터져 나
옵니다. 그러나 나중에 돌아보면 힘주어 한 말조차 필요 없었으며, 때로는 차라리
말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후회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그렇다고 침
묵이라고 해서 다 좋은 것도 아닙니다. 담을 쌓기 위한 침묵, 공허한 침묵, 화난 침
묵, 불안한 침묵 등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 우리에게 오늘 본문은 침
묵의 모범, 침묵의 힘을 매우 잘 보여 줍니다.
잡히신 예수님이 빌라도에게 넘겨졌습니다. 예수님이 유대인의 왕이라고 주장
한 데 대한 죗값을 물으려는 참이었습니다. 예수님이 빌라도 앞에서도 변함없이
자신이 유대인의 왕이라고 선언하자 흥분한 대제사장들은 여러 가지로 예수님을
고발했습니다. 세금을 내지 말라고 했다고, 성전을 삼일 만에 다시 세우겠다고 했
다고, 율법을 무너뜨렸다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불합리하고 불리한 증언들
이 난무하는 상황에서도 예수님은 아무런 항변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빌라도가 채
근해도 그저 침묵하셨습니다. 이 침묵의 결과를 성경은 이렇게 증언합니다. “예수
께서 다시 아무 말씀으로도 대답하지 아니하시니 빌라도가 놀랍게 여기더라(5).”
주님은 빌라도 앞에서 진리가 아닌 것들과 허위로 가득 찬 자들을 지탄하며 참
진리가 무엇인지 밝히 보일 수 있었음에도 그저 침묵하셨습니다. 그렇게 예수님은
아버지 하나님의 뜻에 대한 완전한 순종을 보이셨고, 그 침묵의 힘은 세상을 변화
시켰습니다. 힘 있는 말과 의미 있는 진리가 침묵에서 나옵니다. 침묵 속에서 우리
는 침묵하며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만납니다. 리처드 포스터는 “침묵은 입을 다무
는 행위라기보다 귀를 여는 행위이다.”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침묵은 더욱 크게 소
리친다고 말합니다. 말해야 할 때 말하십시오. 그러나 때로는 침묵으로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음을 기억하십시오.

말하고 싶을 때 침묵함으로 얻었던 유익이 있습니까?

사랑의 하나님, 예수님께서 탁월한 지혜와 가르침, 하나님의 아들의 권능이 있었음에도 침묵하셨던 것처럼 우리도 입술을 열기 전에 먼저 하나님께 귀를 열게 하옵소서. 그래서 하나님의 뜻과 마음을 헤아리고 그것을 드러낼 수 있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최선순 목사·수원성화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