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17

천국 잔치의 초청장

  • 날 짜  : 2022년 12월 17일 토요일
  • 찬  송 : 249장  주 사랑하는 자 다 찬송할 때에
  • 성  경 : 요한계시록 19:9~10   내가 그 발 앞에 엎드려 경배하려 하니 그가 나에게 말하기를 나는 너와 및 예수의 증언을 받은 네 형제들과 같이 된 종이니 삼가 그리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께 경배하라 예수의 증언은 예언의 영이라 하더라 (10)

40년 전 신학생 때의 일입니다. 교회에서 유초등부 교사를 했는데, 새로 온 아이들이 대부분 교회 인근에 있는 보육원에 살았습니다. 종종 아이들을 만나러 보육원에 갔는데, 갈 때마다 아이들 숫자가 줄었습니다. 입양되어 다른 나라로 떠난 것입니다. 작별 인사도 나누지 못하고 이별하게 되어 섭섭한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어느 날은 남은 아이들에게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너희도 입양되어 외국으로 가면 좋겠니?” 그때 저는 보육원 아이들의 소원이 엄마아빠가 있는 따뜻한 가정으로 입양되는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입양이 결정된 아이들은 빠르면 한 달 혹은 몇 달 뒤에 양부모의 손을 잡고 출국합니다. 입양 절차와 함께 출국 수속을 진행하는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양부모의 초대장을 받은 아이들은 설렘 속에서 그 기간을 보냅니다. 그렇게 기다리는 동안 몸은 한국에 있을지라도, 그 아이의 마음은 시민권을 획득한 그 나라에 가서 한 가정의 자녀로 행복하게 살아갑니다.

이 이야기를 어머니께 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20여 년 전에 소천하신 어머니께서 오랜 병환으로 누워 계시던 어느 날 이런 질문을 하셨습니다.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지 못하니 이렇게 해서 천국에 가겠나?” 기도대장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신실하신 어머니였는데, 육신이 연약해지니 마음까지 약해지시는 듯했습니다. 그때 어머니께 보육원 아이들 이야기를 해드렸습니다. 우리 몸은 비록 이 세상에 있지만,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서 이미 하나님의 초청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동으로 천국에 가게 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복음서에서 예수님은 천국을 잔치에 비유해 가르쳐 주셨습니다. 오늘 요한계시록 본문도 천국을 어린 양의 혼인 잔치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어린 양의 혼인잔치에 청함을 받은 자들은 복이 있도다(9).” 우리는 모두 이 혼인 잔치에 초청받은 사람들입니다. 다만 초청장을 받은 사람은 그것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소중하게 잘 간직해야 합니다. 초청받은 사람의 할 일은 이 세상에 있으나 저 세상으로 가서나 변함없이 어린 양 예수님을 기뻐하고 또 기쁘게 해드리는 일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에 가기를 얼마나 간절히 소원하고 있습니까?

 

하나님, 우리가 가진 이 땅에 대한 소망이 하늘나라에 대한 소망보다 크지 않기를 원합니다. 더불어 우리 인생의 목적이 하나님의 기쁨을 구하는 것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이 세상에 사는 동안 하나님 나라에 합당한 사람으로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김진국 목사 _ 도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