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된 가족으로 세우는 교회
- 날 짜 : 10·06(주일) 성령강림 후 제17주, 세계성찬주일, 군선교주일
- 찬 송 : 220장 사랑하는 주님 앞에
- 성 경 : 디모데전서 5:1~2
- 요 절 : 늙은이를 꾸짖지 말고 권하되 아버지에게 하듯 하며 젊은이에게는 형제에게 하듯 하고 (1)
오늘 말씀은 목회자로서 교회를 치리하고 있는 디모데에게 주는 바울의 권면입니다. 바울은 디모데에게 늙은이는 아버지로, 젊은이는 형제로, 늙은 여자는 어머니로, 젊은 여자는 자매로 대하라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믿음의 사람들을 가족으로 대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가족처럼 대하는 것은 할 수 있지만,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예전에 알파코스라는 프로그램으로 새신자들을 전도해 섬긴 적이 있습니다. 어느 주일, 식당에 갔는데 알파코스를 수료한 한 초신자가 혼자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분과 같이 앉아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데, 대화 말미에 그분이 이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알파코스를 할 때에는 제가 이 교회의 가족인 것 같았는데, 지금 와서 보니 저는 가족이 아니네요.” 자신을 대하는 교인들의 모습이 알파코스 당시와 끝나고 나서가 전혀 다르게 느껴졌던 모양입니다. 순간 속마음을 들켜 버린 것 같아 어떤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때 비로소 피붙이가 아닌 사람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디모데도 바울의 권면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디모데는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스스로를 내어 주심으로 자신을 하나님의 자녀로 삼아 주신 것을 기억했습니다.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조롱과 멸시를 참으신 것처럼 자신에게도 그렇게 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되새겼습니다. 그리고 주님의 그 십자가 사랑을 간절히 구했습니다. 그러자 디모데 안에도 그 사랑이 부어져 그들을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신앙인들의 영적 공동체인 교회는 가족과 같은 모임이 아니라 가족이 되는 모임이어야 하는 불가능한 명령 위에 서 있습니다. 우리로서는 서로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주님의 십자가를 바라볼 때 주님의 영이 우리 안에 들어와 그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것이 신앙 공동체의 신비입니다. 성만찬은 바로 오늘 우리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 안에서 한가족이 되었음을 선포하는 연합의 자리입니다. 사랑이 메말라 버린 한국 교회와 성도들 안에 주님의 영이 임하여 무늬만 가족이 아니라 실제 가족이 되는 연합과 신비를 경험하기를 기도합니다.
김정만 목사 _효창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