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21

진경신앙(眞經信仰)

  • 날 짜  : 21년 7월 21일 수요일
  • 찬  송 : 204장 주의 말씀 듣고서
  • 성  경 : 마태복음 7:17~20
  • 요  절 :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못된 나무가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없느니라 (18)

조선 후기의 화가 겸재 정선은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의 최고봉으로 일컬어집니다. 진경산수화란 풍경을 직접 보고 그 느낌을 그리는 것입니다. 산수화가 원래 실물을 보고 그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기 쉽지만, 병자호란 전까지 조선의 산수화는 대개 관념산수화(觀念山水畵)였습니다. 안견의 〈몽유도원도〉가 대표적인 작품인데, 이것은 이상향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그리는 것으로 대개 중국의 그림을 모방했습니다. 그리고 고려 시대부터 내려오던 실경산수화(實景山水畵)도 있었는데, 이것은 사진을 찍듯이 풍경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것으로 대개 군사 지도처럼 실용적인 목적으로 사용했습니다.

 

한국교회는 예배와 모임이 많습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신앙의 연조가 생기면 성경적인 지식이 많아지고, 교회와 세상에 대해 좋은 생각을 갖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계속 새로운 것을 듣고 배우면서 할 말은 많아지고 자기주장은 강해지는데, 실제 본인의 삶은 성숙한 그리스도인답지 않다는 것입니다. 특히 다른 사람의 간증이나 체험을 통해 어디엔가 이상적인 교회가 있고 어디엔가 놀라운 축복이 있는 것처럼 착각하며 이것을 신앙의 목표로 삼는 것은, 마치 상상 속의 이미지를 그리는 관념산수화처럼 관념적인 신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14년에, 죽은 남편이 부활할 것이라고 믿고 남편의 시신과 7년을 동거한 약사가 붙잡힌 사건이 있었습니다. 또 2011년에는 문경의 한 야산에서 예수님처럼 십자가에 달려 자살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죽은 나사로를 살리셨다는 것을 믿는 것은 바른 신앙이지만, 죽은 내 남편도 내가 기도하면 다시 살아난다고 믿는 것은 무지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이 온 인류의 구원 역사인 것을 고백하는 것은 바른 신앙이지만, 내가 예수님처럼 죽으면 하나님께서 이 시대의 죄악을 용서하시리라는 믿음은 망상입니다. 신앙생활은 성경 말씀이나 예수님의 삶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닙니다. 산수화에서는 관념이든, 실경이든, 진경이든 다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만, 우리의 신앙은 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이해하고 내 삶에 바르게 적용하는 진경신앙(眞經信仰)이어야 합니다. 진경신앙은 일상에서 내가 실제로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고 말씀의 영향력 가운데 유익한 열매를 많이 맺으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내 신앙이 관념 속에 머물지 않고 삶이 되고 있습니까?

기도

날마다 말씀으로 우리를 먹이시는 하나님, 오늘도 주님의 뜻을 배우고 깨닫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이제 그 말씀을 내 삶에 바르게 적용하며 살게 하옵소서. 그래서 일상에서 구원의 기쁨을 누리고, 내 삶의 자리를 하늘나라로 만들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유영종 목사 _신도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