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혜의 집으로 오라
- 날 짜 : 3월 27일(금)
- 찬 송 : 425장 주님의 뜻을 이루소서
- 성 경 : 잠언 9:1~6
- 요 절 : 너는 와서 내 식물을 먹으며 내 혼합한 포도주를 마시고 어리석음을 버리고 생명을 얻으라 명철의 길을 행하라 하느니라 (5~6)
독일의 종교개혁은 마르틴 루터 한 사람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루터의 곁에는 훌륭한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아내 카타리나가 있었습니다.
개혁의 사활이 걸린 치열한 싸움이 계속되는 동안, 루터의 집에는 수많은 사람들
이 찾아왔습니다. 여주인 카타리나는 아내와 주부의 역할을 넘어 종교개혁의 터를
단단히 다지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카타리나는 비범한 지혜와 강한 추진력, 드넓은 품의 사람이었습니다. 많을 때
는 40여 명의 식객이 몰려드는 루터의 집을 생기 넘치는 대화와 풍성한 식사의 자
리가 되게 한 사람은 바로 카타리나였습니다. 그녀는 뛰어난 사업 수완으로 살림
을 꾸려 나갔고, 바쁜 와중에도 성경을 읽으며 내면의 경영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
다. 루터는 그런 아내를 진심으로 존경하며 의견을 경청했습니다. 루터의 동지들도
카타리나를 아끼고 존중했습니다. 그런 카타리나가 있었기에, 그곳에서의 시간은
낡은 세상의 완고한 저항을 뚫고 나갈 지혜와 생명력을 충전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지혜는 큰 잔치를 준비하는 강인하고 덕망 있는 부인의 모습으로
인격화됩니다. ‘지혜 부인(호크모트)’은 기둥이 일곱 개나 있는 큰 집을 짓고 경영합
니다. 손님을 융숭하게 대접하기 위해 짐승을 잡아 요리를 준비합니다. 유대인의
오랜 관습대로 포도주를 혼합하여 맛을 돋우는 일도 잊지 않습니다. 준비가 끝나
자 ‘지혜 부인’은 자기 여종을 그 성의 높은 곳에 보내어 큰 소리로 초대의 말을 외
치게 합니다. 특히 지혜가 꼭 필요한 사람들을 초청합니다. “오라, 내가 준비한 빵
을 먹고 내가 정성껏 섞은 포도주를 마셔라. 어리석음을 버려라. 그리고 (진짜 삶을)
살아라. 깨달음의 길을 걸어라!”
잠언이 말하는 지혜는 공부깨나 한 사람들이나 음미할 수 있는 고차원적인 것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일상의 초대로 다가오는 지혜입니다. 누군가를 위해 풍성한
식탁을 준비하는 여인의 모습으로 만나는 지혜입니다. 그 지혜의 목소리가 어디서
들려오는지 귀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지혜의 식탁에 앉아 몸과 맘을 잠시 쉬면서,
우리 안팎의 어리석음과 맞서 싸우며 오늘 내게 맡겨진 개혁의 길, 사명의 길을 끝
까지 걸어갈 수 있는 힘을 길어 올려야 할 때입니다.
손성현 목사·창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