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혜와 명철이 있는 곳
- 날 짜 : 10월 02일(금요일) 노인의 날
- 찬 송 : 312장 너 하나님께 이끌리어
- 성 경 : 욥기 28:20~28
- 요 절 : 하나님이 그 길을 아시며 있는 곳을 아시나니(23)
목사님들이 모인 자리에서 정치 얘기가 나왔습니다. 다들 자기주장을 펴며 논쟁
을 벌였는데, 유독 한 목사님만 입을 닫고 있었습니다. 다른 목사님들이 물었습니
다. “당신은 도대체 어느 편이오?” 목사님은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는 말씀
만 믿을 뿐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 다른 목사님이 목소리를 높
였습니다. “무슨 말씀! 성경에 뜨겁든지 차갑든지 하라고, 미지근하고 어중간하면
하나님도 토해 버린다고 하지 않았소!”
성경 말씀대로 사는 것이 지혜로운 것이지만 그것이 어려운 이유는, 성경은 서
로 상충되는 가르침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로마서에는 사람이 의롭
게 되는 것은 행위가 아니라 오직 믿음이라고 했지만, 야고보서에는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때문에 잘못하면 성경 말씀을 자기 생각과 판
단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삼는 잘못을 범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는 바라
는 지혜에서 아주 멀어지게 될 것입니다.
욥기 내용의 대부분은 욥과 세 친구들의 논쟁입니다. 욥은 자신의 무죄를 주장
합니다. 친구들은 그를 위로하는 듯하면서도, 죄가 없는데 어떻게 고난을 받느냐며
욥을 질책합니다. 이것이 신정론입니다. 즉 하나님이 선하시다면 어떻게 세상에 고
통이 존재하느냐는 물음에 대해서, 하나님이 정당하시다는 신학입니다.
욥기가 우리에게 주는 지혜는 이것입니다. 하나님의 섭리는 인간의 토론과 논쟁
너머에 있다는 것입니다. 욥과 친구들의 변론을 다 듣고 나타나신 하나님의 엄청난
질문에 욥은 할 말을 잃어버립니다. 당장 내일 일도 알지 못하는 인간이 우주 창조
의 비밀과 오묘한 이치로 인간의 삶을 섭리하시는 하나님의 신비를 어떻게 알겠습
니까? 욥은 하나님의 폭풍 같은 질문에 그저 자신은 죄인일 뿐이라고 고백합니다.
지혜는 우리의 길을 아시는 하나님께 맡기는 것입니다. 나의 판단을 넘어 인생
의 주인이신 하나님께 삶을 맡기는 것이 지혜입니다. 이유를 묻지 않고 주어진 것
에 감사하며 나를 인도하시도록 내어 드리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선하시
고 항상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믿고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이것이 최고의 지
혜입니다.
손인선 목사·애광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