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향한 위풍당당
- 날 짜 : 2023년 4월 2일 주일
- 찬 송 : 140장 왕 되신 우리 주께
- 성 경 : 누가복음 19:28~40 이르되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왕이여 하늘에는 평화요 가장 높은 곳에는 영광이로다 하니 (38)
사순절 마지막 주일인 종려주일입니다. 종려주일은 예수님께서 십자가 죽음을 앞두고 예루살렘성으로 들어가실 때, 많은 사람이 겉옷을 벗어서 길에 깔고,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찬송한 데서 유래했습니다. ‘의로움’, ‘아름다움’, ‘승리’를 상징하는 종려나무 이파리를 흔드는 행위는 우리에게도 유의미한 의례입니다. 종려주일과 고난주간을 통해 주님의 시간으로 들어가 연합하고 동행하는 것은 하나님의 깊은 사랑과 섭리를 체험할 수 있는 더없이 복된 기회입니다.
종려주일은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죄로부터 자유와 해방을 주셨음을 기뻐하며 ‘호산나’를 외치는 날입니다. 구약성경은 ‘예수님이 유월절 어린 양과 같은 존재로 오실 것’이라고 전하고, 신약성경은 ‘그것이 성취되었다’고 선포합니다. 주님은 마치 죄를 전가받아 희생된 어린 양처럼 수난과 죽음의 고통이 기다리는 십자가를 향하여 당당히 걸어가십니다. 어린 양의 당당한 걸음은 주님의 겸손과 권능을 보여 줍니다.
육신이 되어 이 땅에 오신 하나님께서 죄의 용서와 구원을 성취하신 ‘능한 일(37)’은 제자의 온 무리가 천사의 찬송을 다시 부르게 합니다. “하늘에는 평화, 가장 높은 곳에는 영광!” 이렇게 하늘과 땅의 찬양이 어우러져 울릴 때, 예수님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그 숭고한 생명의 가치를 위해, 사랑이 아니라면 결코 걸을 수 없는 걸음을 그리도 위풍당당히 걸으십니다.
종려주일은 우리가 얼마나 자주 ‘하나님의 뜻’과 ‘나의 뜻’을 혼동하는지를 돌아보게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그랬듯이 우리 안에도 양가감정(兩價感情)이 존재합니다.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환영하고 찬양하는 모습도 있지만, 마음속을 깊이 들여다보면 욕심이나 기대에 따라 언제라도 주님을 모른 척할 의지가 있습니다. 즉 환영과 배신의 모순된 감정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런 우리를 향해 예수님께서 새끼 나귀를 타고 오십니다. 우리는 나의 욕망과 바람이 투사된, 군중이 기대하는 메시아가 아닌, 하나님의 뜻과 그의 나라를 이루기 위해 오신 메시아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해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호산나, 호산나!” 외치는 우리의 찬송은 ‘돌들이 소리 지르는(40)’ 멸망이 아닌 부활의 승리로 이어집니다.
이인선 목사 _ 열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