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여, 나를 소제로 드립니다
- 날 짜 : 11월 15일(주일) 성령강림 후 제24주 | 추수감사주일
- 찬 송 : 589장 넓은 들에 익은 곡식
- 성 경 : 레위기 2:1~11
- 요 절 : 누구든지 소제의 예물을 여호와께 드리려거든 고운 가루로 예물을 삼아
그 위에 기름을 붓고 또 그 위에 유향을 놓아 (1)
이스라엘 백성이 드린 제사는 모두 다섯 가지였는데, 번제, 소제, 화목제, 속죄
제, 속건제입니다. 그중 추수감사절에 드리는 제사는 ‘소제’였습니다. 번제가 목축
하는 사람이 드리는 제사라면, 소제는 농사짓는 사람의 제사였습니다.
추수한 곡식으로 드리는 이 제사에는 추수감사절의 영적 의미가 담겨 있는데,
우리는 그 첫 번째 의미를 1절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누구든지 소제의 예물을 여
호와께 드리려거든 고운 가루로 예물을 삼아.” 왜 고운 가루였을까요? 고운 가루는
인간과 관련해서는 그 겉모습이 완전히 깨진 후 순결한 심령으로 하나님을 섬기는
것을 상징하며(고후 4:10~12), 그리스도와 관련해서는 순결하고 완전한 그분의 인
성을 상징합니다(히 4:15). 이스라엘 백성은 고운 가루를 만드는 과정에서 딱딱하
고 거친 인격과 습관과 삶의 자세를 으깨어 부드럽고 온유한 자신으로 바꾸어 하나
님께 드렸을 것입니다. 이것이 감사절의 첫 번째 의미입니다.
이어서 하나님은 “그 위에 기름을 붓고 또 그 위에 유향을 놓아.”라고 명령하십
니다. 여기서의 기름은 영적으로 성령의 사역을 가리키고, 고급 향유인 유향을 넣
는 이유는 제물이 향기를 풍기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즉 하나님께 제사 드리
는 사람은 이웃과 형제의 상처를 치유하면서 향내 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
니다. 이것이 소제에 깃들어 있는 두 번째 의미로, 감사절은 그리스도의 향기로 사
랑을 추수하는 절기인 것입니다.
감사절의 세 번째 의미는 11절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너희가 여호와께 드리는
모든 소제물에는 누룩을 넣지 말지니 너희가 누룩이나 꿀을 여호와께 화제로 드려
사르지 못할지니라.” 소제를 드릴 때 누룩을 넣지 말라고 하신 이유는, 누룩이 ‘변
질의 원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즉 하나님께 드리는 제물은 순수해야 한다는 것입
니다. 하나님 앞에 순수하고 싱싱한 믿음으로 소제를 드리라는 것입니다.
거짓된 나를 으깨고 잘게 부수어 고운 가루로 만들고, 기름과 유향을 부어 향기
로운 성령의 사람이 되며, 이후로 결코 변하지 않는 한결같은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주님께 드려야 하는 참된 예물이요, 예배자의 바른 모습일 것
입니다. 그런 추수감사절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한석문 목사·해운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