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06

주님이 원하시는 것은 최선입니다

  • 날 짜  :  7월 06일(월요일)
  • 찬  송 :  335장 크고 놀라운 평화가
  • 성  경 :  마태복음 25:14~23
  • 요  절 :  그 주인이 이르되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 하고 (23)

오래전 강원도에서 첫 목회를 할 때의 일입니다. 작은 교회를 섬기면서 간혹 외
부의 집회 청탁이 있으면 다녀오곤 했는데, 어느 해 여름 평신도 연합성회 폐회 설
교를 부탁받았습니다. 집회 장소를 찾아갔을 때 진행을 맡은 이의 당부가 있었습
니다. 그동안 성령의 불이 뜨겁게 타올랐으니, 폐회 예배를 통해 남김없이 태워 달
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준비한 내용은 차분한 분위기의 말씀이어서 당부
를 듣는 마음이 조심스러웠습니다. 복잡한 심정으로 예배당으로 들어갔는데,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모인 사람이 많은 것에 놀랐고, 찬송을 부르는 열기가 뜨거운
것에 놀랐습니다. 제단에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리는데, 마치 저 자신이 가사를 다
못 외운 채 무대 위에 서는 가수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때 문득 마음속으로 전해진
음성이 있었습니다. “얘야, 네가 섬기는 단강교회와 이곳이 뭐가 다르니?” 사람이
볼 때는 규모가 달라도 주님이 보실 때는 모두가 같은 하나의 제단이었던 것입니
다. 그 음성이 마음을 한없이 편안하게 했고, 준비한 말씀을 은혜로 나눌 수 있었습
니다. 그날 마음속에 그 음성을 들려주신 분이 주님이라 믿습니다.
달란트 비유로 알려진 본문에 따르면 주인이 종들에게 달란트를 나누어 줄 때
‘각각 그 재능대로(새번역-각 사람의 능력에 따라)’ 나누어 줍니다. 다른 기준은 없

습니다. 각각의 능력에 따라 알맞게 나누어 준 것입니다. 그런데 달란트를 받은 종들
의 반응은 달랐습니다. 다섯 달란트와 두 달란트를 받은 종은 ‘바로 가서’ 받은 것
을 가지고 장사를 합니다. 하지만 한 달란트를 받은 종은 받은 것을 땅에 파묻습니
다. ‘오랜 후에’ 주인이 돌아와 셈을 합니다. 주인은 잊을 만할 때 찾아오는 것인지
도 모릅니다. 다섯 달란트와 두 달란트를 받은 종은 받은 만큼씩을 더 남긴 사실을
이야기합니다. 그 말을 들은 주인이 두 종에게 하는 칭찬은 신기할 만큼 똑같습니
다. ‘적은 일에 충성한 것’을 칭찬합니다. 한 달란트 받았던 이가 어떤 말을 했고,
어떤 말을 들었는지를 우리는 잘 압니다. 그의 모습에서 마음에 걸리는 것은 그가
가장 많은 말을 논리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주인이 원했던 것은 종들의 의
견이 아니라 그들의 최선이었습니다. 언제나 최선을 다하여 주님께 칭찬받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

최선 대신 다른 것을 택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하나님, 어쩌면 우리는 한 달란트 받은 종인지도 모릅니다. 적게 받은 것에 대한 원망으로 맡기신 것을 그냥 묻어 둔, 그러면서 이런저런 말로 핑계하고 둘러댄 그 종과 우리는 다를 것이 없습니다. 악하고 게으른 상태에서 벗어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한희철 목사·정릉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