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 날 짜 : 03·07(목)
- 찬 송 : 521장 구원으로 인도하는
- 성 경 : 마태복음 7:13~14
- 요 절 :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자가 적음이라 (14)
전라남도 장성에 축령산이 있습니다. 한국의 100대 명산에 들 정도로 유명한 산입니다. 한라산처럼 높은 것도 아니고, 설악산처럼 화려한 것도 아니고, 내장산처럼 단풍이 멋진 곳도 아니어서 언뜻 보면 왜 유명할까 싶기도 합니다.
그런데 축령산에는 한국에서 제일 넓은 편백나무 숲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이 편백나무들이 축령산에 자리 잡게 되었을까요? 조림왕(造林王)으로 불리는 임종국 선생이 1956년부터 30년 넘게 나무를 심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땅을 매입하고 묘목을 사는 데 모든 재산을 썼고, 나무를 키우는 데 일생을 바쳤습니다. 가물 때는 직접 물지게를 져나르며 한 바가지씩 물을 주어 나무를 구했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이러한 그의 헌신이 알려져 1972년에는 5·16민족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 안타깝게도 나무라는 것이 당장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니어서 말년에는 빚에 몰려 산을 팔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장성군이 매입해 많은 이들이 그 혜택을 누리고 관광수익도 많이 올리고 있습니다.
재야사학자 중에도 같은 이름을 가진 임종국 선생이 계십니다. 그는 원래 시인이었는데 친일파를 척결하지 못한 것이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문제임을 깨닫고 친일파의 행적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친일파가 여전히 살아 있고 그 후손들이 득세하는 상황에서 좌익으로 몰려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도 겪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방대한 분량의 친일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였습니다. 비록 당대에 결실을 보지는 못했으나 그가 세상을 떠난 지 20년 만인 2009년에 마침내 <친일인명사전>이 발간되었습니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동했지만 무엇이 이익인가보다 무엇이 옳은가를 생각하며 헌신한 두 분의 임종국 선생은 자기 자신보다 다른 사람들에게, 특히 후손들에게 유익을 주는 삶을 살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고 말씀하신 것은 그저 고생스러워야 한다는 뜻만은 아닐 것입니다. 어려움이 있어도 하나님의 뜻대로 의미 있게 살아 세상의 빛이 되라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다양한 모습으로 살고 있지만 모두 ‘그리스도인’이라는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나’만이 아니라 ‘남’도 생각하고 ‘당장’이 아니라 ‘미래’도 생각하며 살아야겠습니다.
유영종 목사 _신도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