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17

잠잠할 수 없는 이유

  • 날 짜  :  6월 17일(수요일)
  • 찬  송 :  484장 내 맘의 주여 소망되소서
  • 성  경 :  마가복음 10:46~52
  • 요  절 :  많은 사람이 꾸짖어 잠잠하라 하되 그가 더욱 크게 소리 질러 이르되 다윗의 자손이
    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하는지라 (48)

예수님이 여리고에 얼마 동안 머물렀다가 떠나실 때, 바디매오라는 눈먼 거지가
길가에 앉아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그 길에 들어서시자 그는 자신을 불쌍히 여겨
달라고 소리치기 시작합니다. 바디매오는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알고 있었던 것
일까요? 평생토록 앞을 보지 못한 채 살면서 단 한 순간만이라도 세상을 보고 싶었
을 그는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으로 소리쳤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그 거지를 조용히 시키려 했습니다. 그들은
더 큰일을 하셔야 하는 예수님 곁에 초라한 거지가 다가오는 것이 싫었을 수도 있
습니다. 아니면 예수님을 자신들의 소유물로 독차지하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습
니다. 어쨌든 그들은 눈먼 거지가 예수님께 자신을 봐달라며 소리치는 것이 싫었
습니다.
하지만 바디매오는 잠잠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눈을 떠서 세상을 보고 싶었고,
그 소원을 이루기 위해서는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소원을 이루어 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더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그런 그
의 간절한 외침은 예수님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습니다. 예수님은 그의 육신의 눈
을 뜨게 해주신 것은 물론 마음의 눈까지 열어 주셨고, 눈먼 거지가 바라고 바랐던
소원 이상의 소망을 보여 주셨습니다.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그러자 그 눈먼 사람은 곧 다시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
는 예수가 가시는 길을 따라 나섰다(52, 새번역).” 그 눈먼 거지는 예수님이 가시는
길을 따라 나섰습니다.
눈먼 거지에게 일어난 놀라운 기적, 그 기적의 출발은 눈을 뜨고 싶은 그의 간절
함이었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의 꾸짖음을 극복하고 예수님의 발걸음을 멈추
게 한 것은 그 간절함에서 비롯된 외침이었습니다. 바로 그 간절함이 외침으로 나
타날 수 있었던 것은 진실한 믿음 때문입니다. 진실한 믿음은 간절함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외침이라는 구체적인 실행으로 나타나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영혼 구원
의 간절함을 지니고 있었던 바울과 바나바는 입을 열어 복음을 외쳤습니다. 그렇
게 간절한 마음과 진실한 믿음은 잠잠할 수 없습니다.

내 마음속에 외침 없는 간절함만으로 머무르는 것들은 무엇입니까?

바디매오의 외침을 들으시고 그의 소원을 들어주신 주님, 우리 마음속에 있는 간절함이 눈먼 거지의 외침처럼 나타나게 하옵소서. 우리 삶에 새겨진 간절함이 주님을 향한, 세상을 향한 외침으로 나타나도록 진실한 믿음을 허락해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이주현 목사·매원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