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
- 날 짜 : 2023년 5월 14일 주일
- 찬 송 : 576장 하나님의 뜻을 따라
- 성 경 : 이사야 49:14~21 여인이 어찌 그 젖 먹는 자식을 잊겠으며 자기 태에서 난 아들을 긍휼히 여기지 않겠느냐 그들은 혹시 잊을지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아니할 것이라 (15)
하나님의 사랑을 부모의 사랑에 비유해 설명하곤 합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주는 사랑만큼 극진하고 순결한 사랑이 없는 까닭입니다. 부모의 애정을 양껏 받을 수 있는 것은 큰 복입니다. 당연한 것이라고 여길 수도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해 방치되거나, 심지어는 양육자의 폭행으로 목숨까지 잃는 아이들의 안타까운 소식이 간간이 들려옵니다.
낸시 뉴턴 베리어의 『원초적 상처』는 입양에 관한 책입니다. 입양인들은 입양 부모의 따뜻한 품에 안기긴 하지만, 그 전에 겪은 ‘버림당함’이라는 경험이 ‘원초적 상처’로 남는다는 진단이 제목에 내포되어 있습니다. 이 책에는 거절당할 것에 대한 두려움, 모호한 상실감, 또다시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는 입양인들의 심리가 잘 드러나 있습니다. 특히 이런 문장이 독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듭니다. “친생모는 자식을 포기했다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는 반면, 입양모는 친생모를 적절히 대신하는 데 다소 실패했다는 것에 죄책감을 느낀다. 아이들은 태어난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낀다.”
오늘 본문인 이사야 49장은 ‘어머니의 품’에 빗대어 하나님의 사랑을 노래합니다. 그러면서 인간은 자기 태에서 난 자녀를 혹시 잊을지 몰라도,하나님은 결코 잊으시는 법이 없다고 덧붙입니다(15). 인간의 사랑은 불완전하지만, 하나님의 사랑은 완전하다는 증언입니다. 백성은 여호와 하나님을 비난하고 자기연민에 빠져서 신세 한탄이나 하지만, 하나님은 그들을 향한 사랑을 절대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이사야는 그런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예찬하며, 이스라엘 백성의 귀환, 이스라엘의 회복을 예고합니다.
오늘 우리는 21세기를 살아가지만, 히브리 예언자들이 직면했던 상황과 오늘이 그리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긍정적인 자아정체성을 형성하지 않고는 세상살이가 쉽지 않습니다. 혈육 간의 애정도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되겠지만, 무엇보다도 신앙이 중요합니다. 하나님의 선하신 창조를 신뢰할 때, 우리 내면이 든든해집니다. 지금도 하나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는 믿음,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는 믿음, 그것이 우리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김민호 목사 _ 지음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