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땅의 그루터기
- 날 짜 : 2월 25일(화요일)
- 찬 송 : 488장 이 몸의 소망 무언가
- 성 경 : 이사야 6:9~13
- 요 절 : 밤나무와 상수리나무가 베임을 당하여도 그 그루터기는 남아 있는 것 같이
거룩한 씨가 이 땅의 그루터기니라 하시더라 (13하)
주택 뒤편에 여러 종류의 과일나무를 심었습니다. 날이 갈수록 무럭무럭 자라
나는 나무들이 보기에 좋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보니 그중 몇 그루가 베어져 있
었습니다. 깜짝 놀라 알아보니 교회 아이들이 놀다가 호기심에 톱으로 베어 버렸
던 것입니다. 속이 상했지만 혹시나 하여 그대로 놔두고 얼마 동안 지켜보았습니
다. 그런데 그중 밤나무 한 그루가 살아났습니다. 뿌리를 깊이 내려 생명이 있었
기 때문에 살아난 것입니다. 살아난 밤나무는 다시 자라서 해마다 풍성한 열매를
맺고 있습니다. 나무를 베고 난 뒤 남은 나무의 밑동이 ‘그루터기’입니다. 모두 끝
나 버린 것 같은 그루터기에서 새순이 돋아 자라나는 모습을 볼 때면 생명의 신비
에 놀라게 됩니다.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은 이사야 선지자에게 의외의 말씀을 하십니다. “너는 백
성의 마음을 둔하게 하며 그들의 귀가 막히고 눈을 감기게 하라. 그렇지 않으면 그
들이 고침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성읍들과 토지가 황폐하게 된 곳이
많을 때까지, 죄에서 돌이키지 않는 백성을 심판하기로 작정하셨습니다. 그중 남아
있는 십분의 일까지도 황폐하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죄 가운데 빠져 돌이키
지 않는 백성을 향한 무섭고도 철저한 심판의 말씀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러
한 심판 중에도 소망을 남겨 주셨습니다. 나무가 베임을 당해도 남아 있는 그루터
기처럼 거룩한 씨가 이 땅의 그루터기라고 하십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남김없이 황
폐해지도록 심판하시는 중에도 거룩한 씨를 남겨 두시는 소망의 하나님이십니다.
오늘날 세상은 물론 교회마저도 물질주의와 형식주의에 빠져 있습니다. 하나님
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기보다 세상의 것을 먼저 구하며, 죄 가운데 있으면서도
깨닫지 못하고 하나님에게서 멀어지고 있습니다. 이 시대에 하나님의 심판이 임한
다면 견딜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그 가
운데 거룩한 씨를 남겨 놓으십니다. 그 거룩한 씨는 무섭고 철저한 심판을 끝까지
견뎌낼 수 있는 사람입니다. 생명의 하나님께 믿음의 뿌리를 깊이 내린 사람입니
다. 다 베어져도 다시 싹이 나서 자라는 뿌리가 살아 있는 그루터기, 우리가 그런
그루터기가 되어야겠습니다.
최인철 목사·탄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