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25

이 땅의 그루터기

  • 날 짜  :  2월 25일(화요일)
  • 찬  송 :  488장 이 몸의 소망 무언가
  • 성  경 :  이사야 6:9~13
  • 요  절 :  밤나무와 상수리나무가 베임을 당하여도 그 그루터기는 남아 있는 것 같이
    거룩한 씨가 이 땅의 그루터기니라 하시더라 (13하)

주택 뒤편에 여러 종류의 과일나무를 심었습니다. 날이 갈수록 무럭무럭 자라
나는 나무들이 보기에 좋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보니 그중 몇 그루가 베어져 있
었습니다. 깜짝 놀라 알아보니 교회 아이들이 놀다가 호기심에 톱으로 베어 버렸
던 것입니다. 속이 상했지만 혹시나 하여 그대로 놔두고 얼마 동안 지켜보았습니
다. 그런데 그중 밤나무 한 그루가 살아났습니다. 뿌리를 깊이 내려 생명이 있었
기 때문에 살아난 것입니다. 살아난 밤나무는 다시 자라서 해마다 풍성한 열매를
맺고 있습니다. 나무를 베고 난 뒤 남은 나무의 밑동이 ‘그루터기’입니다. 모두 끝
나 버린 것 같은 그루터기에서 새순이 돋아 자라나는 모습을 볼 때면 생명의 신비
에 놀라게 됩니다.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은 이사야 선지자에게 의외의 말씀을 하십니다. “너는 백
성의 마음을 둔하게 하며 그들의 귀가 막히고 눈을 감기게 하라. 그렇지 않으면 그
들이 고침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성읍들과 토지가 황폐하게 된 곳이
많을 때까지, 죄에서 돌이키지 않는 백성을 심판하기로 작정하셨습니다. 그중 남아
있는 십분의 일까지도 황폐하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죄 가운데 빠져 돌이키
지 않는 백성을 향한 무섭고도 철저한 심판의 말씀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러
한 심판 중에도 소망을 남겨 주셨습니다. 나무가 베임을 당해도 남아 있는 그루터
기처럼 거룩한 씨가 이 땅의 그루터기라고 하십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남김없이 황
폐해지도록 심판하시는 중에도 거룩한 씨를 남겨 두시는 소망의 하나님이십니다.
오늘날 세상은 물론 교회마저도 물질주의와 형식주의에 빠져 있습니다. 하나님
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기보다 세상의 것을 먼저 구하며, 죄 가운데 있으면서도
깨닫지 못하고 하나님에게서 멀어지고 있습니다. 이 시대에 하나님의 심판이 임한
다면 견딜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그 가
운데 거룩한 씨를 남겨 놓으십니다. 그 거룩한 씨는 무섭고 철저한 심판을 끝까지
견뎌낼 수 있는 사람입니다. 생명의 하나님께 믿음의 뿌리를 깊이 내린 사람입니
다. 다 베어져도 다시 싹이 나서 자라는 뿌리가 살아 있는 그루터기, 우리가 그런
그루터기가 되어야겠습니다.

나는 하나님이 남겨 놓으신 그루터기와 같은 거룩한 씨입니까?

소망의 하나님, 죄악 가득한 세상에서 하나님 뜻대로만 살아가는 거룩한 씨, 이 땅의 그루터기가 되게 하옵소서. 모두 끝나 버린 것 같은 그루터기에서 새순이 돋아 자라듯 우리의 삶이 온전히 주님께 뿌리를 내려 소망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최인철 목사·탄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