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거룩한 성전이라도
- 날 짜 : 2021년 9월 13일 월요일
- 찬 송 : 204장 주의 말씀 듣고서
- 성 경 : 열왕기상 9:1~9
- 요 절 :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네 기도와 네가 내 앞에서 간구한 바를 내가 들었은즉 나는 네가 건축한 이 성전을 거룩하게 구별하여 내 이름을 영원히 그곳에 두며 내 눈길과 내 마음이 항상 거기에 있으리니 (3)
열왕기상 1장부터 11장까지에 나타난 솔로몬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세계에서 산 사람입니다. 성경은 “솔로몬 왕의 재산과 지혜가 세상의 그 어느 왕보다 큰지라(왕상 10:23).”고 증언합니다. 그가 누린 부는 헤아릴 수 없으며, 하나님께 받은 지혜로 피운 문학의 꽃은 잠언과 전도서, 시편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무엇보다 솔로몬은 아버지 다윗도 이루지 못한 하나님의 성전을 건축했습니다.
그러나 하늘을 찌를 듯한 솔로몬의 부와 영화 속에는 멸망의 그림자가 드리워 있었습니다. 백성의 피와 땀을 강요하는 억압정치가 그의 업적 뒤에 자리한 것입니다. 성전과 거대한 왕궁을 건축하고, 왕실과 군대에 식량을 공급하는 데 중점을 두다 보니 하나님의 백성은 노예처럼 전락했고, 이 때문에 이스라엘 민족이 분열되기 시작했습니다.
또 다른 멸망의 그림자는 솔로몬의 불신앙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것은 성전 건축에서 출발했습니다. 건축을 마친 후 그가 한 연설(왕상8:12~21)과 이어지는 기도(왕상 8:22~53) 속에 등장하는 하나님은 더 이상 이스라엘 민족의 하나님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의 영광만을 드러내야 할 이스라엘은 자신의 나라가 되었고, 성전은 왕실 예배당이 되고 말았습니다.
솔로몬의 봉헌기도를 들으신 하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만일 너희나 너희의 자손이 아주 돌아서서 나를 따르지 아니하며 내가 너희 앞에 둔 나의 계명과 법도를 지키지 아니하고 가서 다른 신을 섬겨 그것을 경배하면 내가 이스라엘을 내가 그들에게 준 땅에서 끊어 버릴 것이요 내 이름을 위하여 내가 거룩하게 구별한 이 성전이라도 내 앞에서 던져버리리니(6~7상).”
참된 신앙이란, 화려하게 지은 성전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는 삶에 있습니다. 이 신앙의 신비를 보지 못한 솔로몬은 하나님을 믿는 것 같았지만, 평생 하나님을 만나지 못한 비운의 왕으로 살았고, 그의 사후에 나라는 두 동강이 나고 말았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성전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거룩하게 구별한 성전이라도 던져 버릴 것이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경청하고, 그분의 뜻을 삶에서 온전히 실천하는 것입니다.
박행신 목사 _현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