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기도하라

예수님은 오늘 본문에 앞서 외식적인 기도, 중언부언(重言復言)하는 기도와 같은 잘못된 기도 생활을 지적하셨습니다. 외식하는 자나 이방인처럼 기도하지 말고,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계신 하나님 아버지께 기도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마 6:5~8). 그리고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9).”는 말씀을 시작으로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의 모범을 보여 주셨습니다.

우루과이의 어느 작은 성당 벽면에 이런 글이 적혀 있다고 합니다. “‘하늘에 계신’이라고 하지 마라, 세상일에만 빠져 있으면서. …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라고 하지 마라, 자기 이름을 빛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 …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라고 하지 마라, 늘 내 뜻대로 되기를 갈망하면서. …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라고 하지 마라, 악을 보고도 아무런 양심의 소리를 듣지 않으면서.”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기도해도 하나님이 ‘듣지 않으시는 기도’가 있습니다. 그것은 내가 드러나는 ‘나 중심’의 기도입니다. 반면에 ‘들으시는 기도’는 하나님의 뜻을 생각하며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나에게 필요한 모든 수단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임을 깨닫는 기도입니다. 하나님은 이런 기도를 원하고 기뻐하십니다.

기도에는 분명, 역사하는 힘이 있음을 우리는 믿습니다. “나라가 임하시오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10).”라는 기도처럼, 우리는 기도 중에 기적을 체험합니다. 그러나 그 기적은 힘겨운 현실에서 새로운 신기루를 찾는 게 아닙니다. 우리가 드린 기도의 응답으로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고 필요한 것을 하나님께 공급받음을 의미합니다.

안타깝게도 우리 주변에는 ‘기도하지 않는 기적’도 많이 일어납니다. 기도하지 않으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기적 아닌 기적입니다. 이제 우리 일상에 기도의 기적을 일으킵시다. 먼저 나만의 기도 골방을 만드는 일로 시작합시다. 하나님이 내 마음을 움직이시고 삶의 방향을 바꾸어 주시길 간구합시다. 그리하여 나를 내려놓고 주님의 나라와 뜻을 위해 더욱 기도하게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