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하고 의지하여

설상가상(雪上加霜)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려운 일이 연거푸 일어나거나 혹
은 계속해서 좋지 않은 일이 생길 때 쓰는 말입니다. 다윗의 경우가 그랬습니다.
다윗은 사울을 피해 블레셋 지경으로 도망했으나 그곳에서도 그를 적대시하는 블
레셋 사람들로 인해 위기에 처했습니다. 결국 다윗은 가드 왕 앞에서 마치 제정신
이 아닌 사람인 척 행동하여 겨우 위기를 벗어날 정도로 절박한 상황에 처합니다
(삼상 21:13). 그 어디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없었고,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었습니다. 도처에 다윗을 노리는 자들, 다윗을 대적하는 자들, 다윗을 훼방하는
적들만 넘쳐날 뿐이었습니다.
이런 참혹한 상황에 처한다면 누구든지 절망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어쩌면
될 대로 되라며 포기하고 말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다윗은 그렇게 하지 않았
습니다. 오히려 소망을 품고,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
었을까요? 그 비결은 바로 ‘하나님을 의지하고 의지하는 것’이었습니다.
사람이 어려운 일을 만나면 본능적으로 누군가를, 무언가를 의지하게 됩니다.
한평생 사는 동안 힘들고 어려운 일을 만날 때마다 무엇을 의지하고 누구를 의지
하느냐에 따라 우리 인생은 달라집니다. 그러므로 우리 삶에 찾아오는 시련과 환
난, 역경도 문제지만, 진짜 문제는 그러한 어려움 가운데서 무엇을 의지하고 누구
를 의지하느냐는 것입니다.
인생의 시련은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합니다. 환경에 대한 새
로운 이해를 갖게 합니다. 사람이 얼마나 연약하고 불완전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합
니다. 나 자신의 힘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도 알게 해줍니
다. 그렇다면 이런 인생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어려운 문
제들이 산적한 인생을 살아가면서 무엇을, 누구를 의지해야 할까요?
힘들고 어려운 일을 만날 때마다 의지할 수 있는 이, 의지할 수 있는 무엇이 있
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 누구보다도 많은 시련과 고통을 겪었으나 그 누
구보다도 위대한 삶을 살았던 다윗의 비결은 바로 ‘하나님을 의지하고 또 의지하
는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