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혜받은자의 평안
- 날 짜 : 2021년 12월 25일 토요일
- 찬 송 : 112장 그 맑고 환한
- 성 경 : 누가복음 1:28~38
- 요 절 : 처녀가 그 말을 듣고 놀라 이런 인사가 어찌함인가 생각하매 (29)
아기 예수님께서 이 땅을 찾아오신 복된 성탄의 날입니다. 가브리엘 천사가 갈릴리 나사렛에 사는 처녀 마리아를 찾아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합니다. “은혜를 받은 자여 평안할지어다주께서 너와 함께 하시도다(28).” 이 말씀을 들은 마리아는 놀라면서 “도대체 그 인사말이 무슨 뜻일까 하고 궁금히 여겼다(29, 새번역).”고 했습니다. 공동번역에서는 마리아의 놀란 모습을 ‘당황하였다’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난 것에 크게 당황한 것입니다.
마리아의 당혹스러움과는 상관없이 천사의 말이 이어집니다. 내용은 가히 충격적입니다. 그가 받은 은혜란 ‘잉태하여 아들을 낳는 일(31)’이며, 그 아들은 ‘지극히 높으신 이의 아들이라 일컬어질 것(32)’이었습니다. 갑자기 하나님 아들의 어머니가 된다는 말입니다. 이는 또한 약혼 상태인 처녀의 몸으로 남편 될 사람과 관계없는 아이를 갖게 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말을 전하는 천사에게 던진 마리아의 질문이 아주 놀랍도록 단순합니다. “나는 남자를 알지 못하니 어찌 이 일이 있으리이까(34).” 마리아는 이 일로 인해 벌어질 여파 같은 것은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직 받을 은혜에만 마음을 모으고 있기에 그 은혜를 가로막는 문제점만 떠올랐던 것입니다. 천사는 한마디로 마리아의 우려를 해결해 주었습니다.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35)’입니다. 그 증거로 친족 엘리사벳의 임신 소식을 알려 준 것입니다. 그러자 마리아가 결심하고 대답합니다.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38).” 마리아에게는 ‘아니요’라 말할 수 있는 수많은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 모든 이유는 이 일로 예상되는 어려움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말씀대로 따르겠다’라고만 했습니다. 그 결과 마리아는 천사가 약속한 평안과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어디 하나님의 아들을 낳는 일뿐이겠습니까? 그분의 죽음을 통해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은혜를 누리려면 그에 합당한 결단이 필요합니다. 갈릴리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던 베드로도, 세관에 앉아 있던 마태도 그런 결단으로 주님의 뒤를 따랐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주님의 부름 앞에서 너무나 복잡한 마음을 안고 결단을 주저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그것이 성탄을 진정한 성탄으로 누리지 못하는 이유는 아닐까요?
구자경 목사 _창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