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실로암
- 날 짜 : 2023년 7월 12일 수요일
- 찬 송 : 310장 아 하나님의 은혜로
- 성 경 : 요한복음 9:1~11 이르시되 실로암 못에 가서 씻으라 하시니 (실로암은 번역하면 보냄을 받았다는 뜻이라) 이에 가서 씻고 밝은 눈으로 왔더라(7)
“어두운 밤에 캄캄한 밤에 새벽을 찾아 떠난다.” ‘실로암’이라는 복음성가의 첫 가사처럼, 여기 캄캄한 한밤중 같은 인생을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날 때부터 앞을 볼 수 없는 한 시각장애인입니다. 태어나 한 번도,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는 것은 그의 인생이 실로 고되고 험난했음을 의미합니다. 불편한 생활이야 말할 것도 없고, 당시의 시대 상황을 고려하면 사회적 차별과 고립이 극심했을 것입니다. 그는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평생 성전에도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그가 있는 삶의 자리는 길바닥이었고, 삶의 방편은 구걸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이 사람이 죄 때문에 벌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의 고통은 자신이나 부모의 죄 때문에 받는 마땅한 징벌이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하나님을 벌주시는 분으로 여기게 됩니다. 앞 못 보는 그는 하나님께 벌을 받아 마땅한 사람이기에 구걸이나 한다고 생각하며 그를 거들 떠보지도 않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시선은 달랐습니다. 예수님은 그의 불행이 죄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함이라고 사람들 앞에서 선언하셨습니다.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신 예수님은 정성껏 그의 눈을 만져 주셨습니다. 사람들은 무관심했지만, 예수님은 그의 아픔에 공감해 주시며 그를 사랑으로 대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보냄을 받았다’라는 뜻의 ‘실로암’으로 가서 씻으라고 하셨습니다. 말씀대로 그가 실로암 못에 가서 눈에 발라 주신 진흙을 씻었더니 어두웠던 눈이 밝아졌습니다. 캄캄했던 그 눈에 빛이 들어와 마침내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도 불행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영의 눈이 어두워지고 꽉 막힐 때가 있습니다. 눈은 뜨고 있으나 정작 보아야 할 것을 전혀 보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육신의 눈은 밝은데 믿음의 눈, 영적인 눈이 감긴 것입니다. 이때 우리를 위해 ‘보내심을 받은 자’이신 예수님을 만나야 합니다. 우리에게 실로암은 예수님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과 은혜로 영혼이 씻길 때, 감겼던 믿음의 눈이 활짝 열립니다. 나아가 삶의 아픔과 슬픔과 불행까지 하나님의 역사하심과 구원하심을 드러내는 은총이 됩니다. 믿음의 눈을 크게 뜨고 ‘믿음의 주요 온전케 하시는 주님’을 바라보길 바랍니다.
이명신 목사 _ 매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