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9

우리의 스승이 되시고 모범이 되시며

  • 날 짜  :  4월 9일(목요일) 세족목요일
  • 찬  송 :  463장 신자 되기 원합니다
  • 성  경 :  요한복음 13:12~15
  • 요  절 :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는 것이 옳으니라(14)

어릴 적에 장로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다가 청년 시절부터 감리교회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감리교회 예배를 드릴 때 아주 신선하고 놀랍게 다가왔던 것
은 감리회의 ‘교리적 선언’ 중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고백이었습니다. 지금은 수정
되었지만 1930년에 제정된 교리적 선언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육신으로 나타나사 우리의 스승이 되시고 모범이 되시며 대속자가 되시고 구세주
가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며.” 예수 그리스도가 성육신한 하나님으로서 대
속자이며 구세주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본받고 닮아야 할 스승이라는 사실을 새삼
스레 자각하게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 저는 구원자이신 예수님의 이미지를 마치 슈퍼맨처럼 인식했던 것 같
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당신 자신을 하나님께로 이끌어 주는 ‘길’이라고 하셨습
니다. 예수님을 구원자라고 알고 있는 것만으로는 구원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 그리고 삶을 그대로 좇아 길이신 예수님을 따라 걷는 삶이
곧 구원의 과정이자 완성인 성화입니다.
스승인 예수님이 무릎을 꿇고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며 섬김의 본을 직접 보여
주셨습니다.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 같이 너희도 행하게 하려 하여 본을 보였노라
(15).” 당시 발을 씻기는 일은 종들의 일이었습니다. 종들은 외출에서 돌아온 주인
이나 손님의 발을 씻기고, 상처 난 발에 약을 바르는 일을 했습니다. 예수님은 몸소
종의 모습을 취하셨고 제자들에게도 서로의 종이 되라고 하십니다. 상대방을 위해
자신을 낮추고 사랑하라는 말씀입니다.
베드로가 씻기를 거부했을 때 예수님은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아니하면 네가 나
와 상관이 없느니라(요 13:8).”고 말씀하셨습니다. 발을 씻어 주는 일은 상대방과
깊은 관계를 맺는 일입니다. 가장 숨기고 싶고 하찮게 여기는 것까지 보여 주고 수
용할 수 있는 친밀한 관계를 맺는 ‘서로 사랑’의 실천입니다.
예수님은 이처럼 ‘사랑의 섬김’을 가르치셨는데 나는 높아지려 하고 더 많이 채
우려 하지는 않았는지요. 마음에 드는 것만 취하고 하찮다고 더럽다고 다른 이를
내치지는 않았는지요. 사순절 기간에 예수님을 묵상하며 나 자신을 돌아봅시다.

서로의 종이 되라 하신 주님의 말씀을 어떻게 실천하고 있습니까?

나의 부끄러운 모습까지 다 아시는 주님, 예수님처럼 낮아지고, 예수님처럼 사랑하게 해주옵소서. 종의 자리에 기쁨으로 내려가 더 많이 내려놓고 더 많이 버리며 주님께서 사랑하신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끌어안을 수 있게 해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홍보연 목사·맑은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