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복음의 증인

일본 북해도에는 겨울이면 철새인 청둥오리 떼가 날아와 겨울을 보내고 봄이 오면 다른 곳으로 다시 날아갑니다. 그런데 어느 해 겨울에 이상기후로 호수가 꽁꽁 얼어붙는 바람에 오리 떼가 물고기를 잡지 못해 굶어 죽는 일이 생겼습니다. 이를 불쌍하게 여긴 지역 주민들은 콩을 비롯한 먹이를 열심히 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오리들은 어느 순간부터 먹이를 찾으려 노력하지 않고 사람이 주는 먹이를 받아먹는 데 재미가 붙었습니다. 봄이 왔는데도 오리들은 돌아갈 생각은 하지 않고 시내를 뒤뚱거리며 돌아다니다가 개나 고양이에게 물려 죽거나 자동차에 치여 죽는 비극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조류학자들의 경고로 더 이상 먹이를 주지 않았지만, 이미 야성을 잃어버린 오리들은 편안한 북해도 호수를 떠나지 않다가 끝내는 집단 폐사를 당하는 안타까운 마지막을 맞았습니다. 야생동물이 자신의 생명을 존속시키는 야성을 상실해 죽음에 이른 비극을 맞은 것입니다.

오늘날 주님께서 우리를 이 땅에 교회와 그리스도인으로 남겨 두신 이유와 목적은 무엇일까요? 오늘 본문을 보면 베드로와 요한은 성전에 기도하러 올라갔다가 미문에 있는 장애인을 예수 이름의 능력으로 회복시킵니다. 이 일로 많은 사람들이 베드로와 요한을 찾아 몰려듭니다. 그런데 베드로는 이 기적이 자기가 한 일이 아니라고 강하게 부정합니다(12).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의 능력과 그를 믿는 믿음이 낫게 한 것이라며 예수님을 증거합니다(16). 즉 베드로는 이 기적을, 자신을 드러내거나 인기를 얻는 기회가 아닌 복음을 전하는 기회로 활용합니다. 베드로는 설교를 통해 자신이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과 승천, 이 모든 것을 경험한 증인이라고 고백합니다. 증인은 누구이며 무엇을 하는 사람입니까? 증인의 증언에 따라 재판 결과가 달라지고, 사람이 살고 죽는 것이 결정되기도 하는 중요한 인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 나라 복음을 전하는 증인의 사명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행 1:8). 복음의 역사는 수많은 증인들의 희생과 헌신, 눈물로 지금까지 이루어져 왔습니다. 교회와 성도의 부르심과 본질은 복음의 증인이 되는 것입니다. 순간의 편안함에 머무르지 말고 그리스도인으로서 야성을 회복하여 복음을 전하는 증인의 삶을 살아내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