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구하지 않는 사랑
- 날 짜 : 21년 6월 19일 토요일
- 찬 송 : 311장 내 너를 위하여
- 성 경 : 요한1서 4:12
- 요 절 : 어느 때나 하나님을 본 사람이 없으되 만일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하나님이우리 안에 거하시고 그의 사랑이 우리 안에 온전히 이루어지느니라 (12)
그리스 남부 항에서 7시간 배를 타면 아름다운 산토리니섬에 도착합니다. 에게해 한가운데에 위치한 산토리니는 화산 분출로 생긴 섬이라 화산암과 석회암이 주를 이룹니다. 그래서 곡식이 자라기엔 척박하지만, 다행히 포도가 유명합니다. 이곳 포도는 특이하게 넝쿨이 위쪽으로 뻗지 않고 땅바닥에 깔려 자랍니다. 그래서 넝쿨을 바구니처럼 둥글게 말아 놓았다가 결실할 즈음에 펼쳐 주면 지열로 포도가 익는다고 합니다. 이렇게 재배한 포도는 맛이 매우 좋아서, 산토리니에서 생산하는 적포도주는 세계적으로 유명합니다.
그곳 농부에게서 고슴도치가 포도 먹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고슴도치가 포도밭에서 한 바퀴 뒹굴면 가시 사이사이에 포도 알이 끼는데, 그러면 다른 고슴도치가 와서 그것을 하나하나 파먹는다고 합니다. 그런 다음에는 포도를 먹은 고슴도치가 포도밭에서 뒹굴고 와서, 앞서 뒹굴었던 고슴도치에게 포도 알을 먹게 한답니다. 자기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상대방을 위해 존재하고 헌신한다는 이야기에 고슴도치가 인간보다 낫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크리스천으로서 나와 내 가족만 생각하고, 이웃에 대해 아무런 의무감이나 사명감 없이 산다면 산토리니섬의 고슴도치만도 못하지 않겠습니까? “아끼지 말아야 할 것 가운데 하나가 사랑을 표현하는 일이다.”라는 셰익스피어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사랑의 표현은 피조물들의 의무이며 당연한 일입니다.
하나님도 우리에게 놀라운 선물을 주심으로 당신의 사랑을 증명하셨습니다. 하나님 사랑의 절정은 예수님으로 표현되었습니다. 하나뿐인 아들을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것입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롬 5:8).”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사랑할 만한 가치, 사랑받을 만한 조건이 있어서 사랑하신 게 아닙니다. 오히려 죄인임에도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지고한 사랑은 무언가를 요구하지 않는, 그런 사랑입니다.
은혜를 깨달은 사람은 사랑의 마음을 품게 됩니다. 사랑의 마음은 전적으로 자신을 드리는 마음입니다. 이제 하나님의 백성답게 사랑의 마음을 적극 표현하고 이웃을 위해 삶을 드리는, 고귀한 실천에 헌신해야 하겠습니다.
채재관 목사 _반석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