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신상담의 기도
- 날 짜 : 5월 16일(토요일)
- 찬 송 : 486장 이 세상에 근심된 일이 많고
- 성 경 : 요한복음16:20~24
- 요 절 : 지금까지는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무 것도 구하지 아니하였으나 구하라 그리하면
받으리니 너희 기쁨이 충만하리라 (24)
중국 전한의 역사가 사마천의 저서인 『사기(史記)』에는 ‘와신상담(臥薪嘗膽)’이라
는 말이 나옵니다. 와신상담은 ‘가시 많은 거친 나무 위에서 자고 쓰디쓴 쓸개를 먹
는다’는 뜻으로,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온갖 고난을 참고 견디며 심신을 단련
함을 비유하는 말입니다. 춘추전국 시대에 오나라 합려가 월나라를 공격하지만 전
쟁 중에 화살에 맞아 죽습니다. 합려는 운명을 다하는 순간에 아들 부차에게 원수
를 꼭 갚아 달라는 유언을 남깁니다. 부차는 아버지의 유언을 잊지 않으려고 땔나
무 위에서 잠을 자며 자신의 방을 드나드는 신하들에게 아버지의 유언을 외치게 하
면서 복수를 다짐합니다. 이것이 부차의 ‘와신(臥薪)’입니다. 한편 월나라 왕 구천
은 부차가 ‘와신’ 하며 세력을 키우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오나라를 침범합니다. 하
지만 구천은 전쟁 중 도망치다가 사로잡힙니다. 구천은 부차에게 신하가 되겠다고
애걸복걸하고, 부차는 구천을 되돌려 보냅니다. 그 후 구천은 돼지 쓸개를 걸어 놓
고 앉거나 누울 때마다 쓸개를 핥아 쓴맛을 되씹으며 복수의 날을 기다립니다. 이
것이 구천의 ‘상담(嘗膽)’입니다.
우리는 마치 ‘와신’과 같은 외적 갈등과 ‘상담’과 같은 내적 갈등 속에 살고 있습
니다. 걱정과 근심, 염려와 애통이 브레이크가 고장 나 멈추지 않는 열차처럼 달려
듭니다. 이 근심의 소용돌이를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나 스스로 문제를 해
결하려는 수고를 멈추고, 문제를 하나님께 고스란히 가지고 나아가야 합니다. 그리
고 아주 솔직하게 근심과 염려를 내어 놓아야 합니다. 복수의 칼날을 갈수록 문제
는 되돌릴 수 없는 ‘파국의 미궁’으로 빠지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근심의 소용돌
이 속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지금까지는 너희가 아무것도 내 이름으로 구하지 않
았다. 구하여라. 그러면 받을 것이다. 그래서 너희의 기쁨이 넘치게 될 것이다(24,
새번역).”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은 근심하는 우리를 근심하십니다. 근심에 갇혀 사탄의 권세에 허우적거
리지 말고 근심을 가지고 하나님 앞으로 나아갑시다. 근심을 꾸밈없이 내어 놓은
채 구하면 기쁨으로 응답하실 ‘와신상담의 기도’를 드립시다. 그러면 근심은 어느새
기쁨이라는 새 옷을 입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박성영 목사·수원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