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간병인 아나니아
- 날 짜 : 2024년 10월 29일 화요일
- 찬 송 : 366장 어두운 내 눈 밝히사
- 성 경 : 사도행전 9:10~19 아나니아가 떠나 그 집에 들어가서 그에게 안수하여 이르되 형제 사울아 주 곧 네가 오는 길에서 나타나셨던 예수께서 나를 보내어 너로 다시 보게 하시고 성령으로 충만하게 하신다 하니 (17)
엔도 슈사쿠의 『깊은 강』이라는 소설에 나오는 한 장면입니다. 츠카타는 2차 대전 동남아전쟁에서 생존했지만 인육을 먹고 살아남았다는 죄의식에 시달렸고, 그 비밀을 아내에게조차 말하지 못한 채 10년 동안 매일 술로 세월을 보내다가 병상에서 최후를 맞이합니다. 그런데 마침 그의 간병인인 가스통은 안데스산맥에서 일어난 비행기 추락 사고의 생존자였습니다. 가스통은 츠카타의 마지막을 혼신을 다해 지킵니다. “가스통은 서투르지만 알고 있는 일본말을 전부 써가며 츠카타를 위로했다. 그 이후 연이틀이나 츠카타의 병실에 와서 두 손으로 그의 손을 잡고는 이야기하거나 격려해 주었다. 침대 옆에 무릎을 꿇고 앉은 가스통의 모습은 못질하다 굽은 못 같아 보였다. 그 굽은 못은 있는 힘을 다해서 츠카타의 굽은 마음에 자신을 거듭 얹어 그의 괴로움을 함께 이겨내려 하는 것만 같았다. 이틀 후 츠카타는 숨을 거두었
다. 얼굴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편안해 보였다.” 가스통은 츠카타의 간병인이지만, 그의 육신의 고통만 멈추게 한 것이 아니라 그의 영혼의 고통까지도 치유해 주었습니다. 작가는 마치 우리 인생의 고통을 십자가로 씻어 주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가스통에게 투영한 것 같습니다.
사도 바울에게도 영혼의 고통을 씻어 준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아나니아입니다.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님을 만난 바울은 그 빛 때문에 며칠 동안 앞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의 인도를 받지 않으면 안 되는 처지였는데, 그때 마침 하나님의 지시로 아나니아가 그를 도와줍니다. 단지 육신의 치료만 도운 것이 아닙니다. 바울은 이전에 자신에게 박해받은 수많은 예수 믿는 사람들의 아픔을 알게 되고, 속죄와 치유의 과정을 거칩니다.
사도 바울이 열두 사도 앞에서 사도로 인정을 받고 전도 여행을 할 때 조력자 바나바가 필요했듯이, 그가 새사람으로 거듭나는 과정에서는 영적 간병인 아나니아의 조력이 필요했습니다. 내 주위에는 바울처럼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없습니까? 영적으로 갈급한 사람이 없습니까? 하나님께서 우리를 그에게 보내고자 하십니다. 주님이 부르실 때 아나니아처럼 즉시 응답할 수 있도록 항상 나를 돌아보며 준비해야겠습니다.
김진국 목사 _도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