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매가 없을지라도
- 날 짜 : 2022년 11월 16일 수요일
- 찬 송 : 2779장 인애하신 구세주여
- 성 경 : 하박국 3:17~18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 (18)
여기 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가 처한 상황을 보십시오. 무화과나무에 과일이 없고, 포도나무에도 열매가 없습니다. 올리브나무에도, 밭에도 거둬들일 게 없습니다. 사는 데 요긴한 양이나 소도 없습니다. 이쯤 되면 그의 상황은 최악입니다. 이런 절망적인 상황을 열거한 사람은 남유다의 마지막 시대를 산 예언자 하박국입니다. 장송곡 풍으로 부른 이 노래는 예언자의 기도입니다. 그런데 기도의 마지막이 놀랍습니다.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18).” 정말 완벽한 반전의 고백입니다.
과연 우리도 이런 고백을 할 수 있을까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도 하나님은 살아 계시니 나를 건져 주실 것이라 믿고 참아낼 수 있을까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믿은 하박국 같은 예언자라면 몰라도, 우리 중에 이런 믿음으로 소망을 잃지 않고 견뎌낼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우리는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 아버지를 내가 믿사오며.”라고 사도신경으로 신앙 고백을 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무엇이나 가능한 전능의 하나님,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신 창조주 하나님을 저 멀리 ‘하늘’에 떨어져 계신 분으로 생각하며 모든 것을 맡기고 살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당장 뭐든 하나만 부족해지면 원망하고 불평합니다. 뭐 하나만 뜻대로 안 되어도 남을 탓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하나님을 원망하기까지 합니다. 하루를 시작할 때, 습관적으로 있는 것보다 없는 것을 먼저 따져보지는 않습니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은 분명히 불안한 요소입니다. 그러나 뭔가가 없더라도 시도하는 사람은 방법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행복과 불운은 사람이라는 돌을 연마하기 위해 자연에게 고용된 두 조각사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을 좀 더 깊이 생각해보면 오늘 말씀을 소화하게 해줍니다. 뭔가를 가지고 있다는 행복이 있을 때는 믿음으로 일하고, 있어야 할 것이 없는 불운이 닥쳐도 당황치 않고 주님께 소망을 두고 참으면 하나님이 해결해 주십니다. 최악의 순간이 닥칠 때 우리는 세상이나 사람보다 전능하신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할 줄 믿습니다.
손석동 목사 _ 시흥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