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리석은 사람아
- 날 짜 : 08·02(금요일)
- 찬 송 : 213장 나의 생명 드리니
- 성 경 : 누가복음 12:15~21
- 요 절 : 하나님은 이르시되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준비한 것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 하셨으니 (20)
예수님이 말씀하신 오늘 본문의 비유에는 복 받은 사람이 등장합니다. 이 사람은 그해에 밭에서 많은 소출을 거두었습니다(16). 저장 공간이 부족할 정도였으니(17), 예상 밖의 큰 풍작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수확물이 상하기 전에 서둘러 곳간을 늘려 짓겠다는 계획을 세웁니다(18). 그렇게 일을 마치고 나서 마음 놓고 먹고 마시고 즐거움을 만끽하리라는 상상과 더불어 말입니다.(19)
그런데 하나님은 그날 밤에 이 사람의 영혼을 거두어 가십니다(20). 왜일까요? 그는 악한 사람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그를 향해 “어리석은 자”(20)라고 칭하시긴 했으나, 이 사람을 악하다고 볼 단서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밭의 소출이 많아진 것은 하나님이 축복하신 결과요, 그는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부지런한 사람이었을 뿐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사망을 초래하는 것은 악함이 아니라 어리석음입니다. 악한 부자의 극치를 보여 주는 세리장 삭개오는 죽음을 당하지 않습니다(눅 19:1~10). 그러나 어리석은 부자는 죽음을 맞습니다.
어리석음이란 무엇이 문제인지를 모르는 상태를 일컫습니다. 많아진 소유가 자신의 생명을 보장하리라는 믿음이 어리석음입니다. 많을수록 좋다는 생각이 탐심임을 몰랐기에 어리석습니다.(15)
이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소유의 정체를 혼동하고 있습니다. 그는 ‘내 곳간’, ‘내 곡식’, ‘내 물건’이라고 말하고, 심지어 ‘내 영혼’이라고까지 합니다. 이것들이 하나님의 선물임을 알지 못하기에, 하나님과 소통하지 않습니다. 타인과 대화하지도 않습니다. 소유로 높은 성채를 쌓고, 그 안에 안주하면서 자신과만 이야기하려 합니다. 소유가 풍성하니 자신의 존재도 영원하리라는 환상이, 그가 죽음에 이르게 된 이유입니다.
정당한 노력으로 축적하는 부라고 해도, 부자가 곳간을 늘려 갈수록 빈곤한 이웃의 생명은 고통을 받습니다. 생명을 살리기 위해 골고루 나누어져야 할 곡식을 창고에 쌓아 두는 것은, 은혜로이 세상에 양식을 공급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일입니다.
소유로 저장하는 곡식은 더 이상 양식이 아닙니다. 죽음을 일으키는 독이 될 따름입니다. 이를 모르는 것이 어리석음입니다.
정명성 목사 _팔미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