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형편에서도 자족하기를
- 날 짜 : 2022년 11월 19일 토요일
- 찬 송 : 591장 저 밭에 농부 나가
- 성 경 : 빌립보서 4:11~13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12)
로마 감옥에 갇혀 궁핍, 즉 육체적인 고통과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던 사도 바울은 빌립보 교인들이 에바브로디도를 통해 선교 헌금을 전해오자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노니(11).” 풍요롭고 배가 불러도 불만을 품는 사람이 있는데, 바울은 어떠한 형편에든지 자족하기를 배웠다는 것입니다. 자족은 ‘스스로 만족하는 것을 깨닫고, 배우고, 몸에 익혔다’라는 의미입니다. 궁핍함과 짓눌린 현실, 굶주림 속에서도 만족함이 몸에 배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요? 사도 바울은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13).”는 말씀으로 자족의 비결을 가르쳐 줍니다. 주님을 믿는 사람들이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도록 주님은 날마다 새로운 은혜와 감격을 주시는데, 바울은 그 은혜와 감격을 풍족히 누렸던 것입니다.
지난해 코로나19와 수해로 몹시 괴롭고 피곤한 날들을 지내고 있을 때, 목사님 한 분이 유대인들의 안식일 기도문을 적어 선물로 주었습니다. “하루씩 지나가고 한 해씩 사라지건만, 저희는 기적들 사이를 장님처럼 걸어갑니다. 저희의 눈을 볼 것들로 채워 주시고, 저희의 마음을 알 것들로 채우소서. 당신의 현존이 마치 번갯불처럼 저희가 걸어가는 어둠을 비추는 순간들이 있게 하소서(『놀라움과 경외의 나날들』, 마커스 보그).” 이 기도문을 묵상하면서 하나님께서 날마다 새로운 은혜와 감격을 우리 앞에 펼쳐 놓으시고, 우리의 눈으로 보고 귀로 듣기를 원하신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것을 깨달으니 상황은 그리 달라지지 않았지만 마음은 분명히 달라졌습니다. 날마다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똑같은 노을이 단 하루도 없다는 것, 새벽 기도를 마치고 나선 교회 마당에는 똑같은 새벽하늘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날마다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시는 새로운 하루를 받으면서 그 감동과 감격을 잊었던 것입니다.
날마다 새로운 은혜와 아름다움을 느끼며 더 간절히 기도합시다. 오늘도 우리에게 능력 주시고, 강하게 하시고, 이기게 하시는 주님을 느껴봅시다.
이기록 목사 _ 신월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