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굽으로 피난하는 일
- 날 짜 : 2022년 12월 28일 수요일
- 찬 송 : 304장 그 크신 하나님의 사랑
- 성 경 : 마태복음 2:13~15 헤롯이 죽기까지 거기 있었으니 이는 주께서 선지자를 통하여 말씀하신 바 애굽으로부터 내 아들을 불렀다함을 이루려 하심이라 (15)
루브르 박물관에는 이탈리아 화가 오라치오 젠틸레스키가 그린 <이집트로 피난 중의 쉼(The rest on the flight into Egypt)>이라는 그림이 있습니다. 요셉과 마리아가 헤롯왕의 박해를 피해 이집트로 탈출하는 여정 중의 한 장면을 보여 줍니다. 지고 있던 짐을 베개 삼아 자는 요셉의 모습이 매우 피곤해 보입니다. 마리아는 지친 가운데서도 아기 예수님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수유를 합니다. 뒤에 보이는 먹구름은 이들의 여정이 낭만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려 줍니다.
만물의 창조자요 모든 영광을 가지신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시자마자 고난을 겪습니다. 태어날 곳조차 마땅치 않아 허름한 마구간 구유에 누우셔야 했습니다. 또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어 헤롯의 잔인한 유아 학살을 피해 이집트로 피난을 가야 했습니다. 만왕의 왕께서 도망자가 되셨습니다. 예수님은 처음부터 머리 둘 곳 없는 난민처럼 사셨습니다.
한편 예수님을 모신 마리아와 요셉의 삶은 어땠습니까? 아들로 인해 삶이 꼬인 듯합니다. 하나님의 아들을 모셨으면 대단한 영광과 보상, 든든한 지원이 있어야 할 텐데, 남모를 고통만 계속됩니다. 요셉과 마리아를 보며 숙연해지는 것은 예수님 때문에 겪는 어려움에 대해 불평하거나 원망하지 않고, 희생을 감수하며 최선을 다해 예수님을 섬겼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육신의 부모로서 순전한 마음으로 주어진 사명을 감당했습니다. 하나님의 계획을 온전히 알지는 못하지만 순간순간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순종하며 나아갑니다.
우리도 주님을 모시고 살 때 종종 이해되지 않는 일들을 겪습니다. 형통보다는 불통이라고 생각되는 일들을 마주합니다. 그때 이집트로 피난한 예수님과 요셉과 마리아 가족을 떠올려봅시다. 주님은 우리를 사랑해서 구원하시기 위해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셨습니다. 예수님을 사랑한 요셉과 마리아는 아무 대가도 바라지 않고 희생을 감수하며 예수님을 위해 살았습니다. 그러니 우리도 어떤 어려움과 절박한 상황에서도 주님을 사랑하며 섬기는 삶을 흔들림 없이 살아갑시다. 그 길에 주님이 함께해 주십니다.
장석주 목사 _ 양광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