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를 택하듯 우리를 택하신 하나님
- 날 짜 : 2023년 10월 14일 토요일
- 찬 송 : 461장 십자가를 질 수 있나
- 성 경 : 고린도전서 1:26~31그러나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 (27)
예수님을 닮겠다는 결심을 가장 어렵게 하는 것은 예수님의 십자가입니다. 십자가에 달리신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온몸에 고통이 느껴져서, 십자가를 지는 것이 두렵고 무섭습니다. 또한 십자가가 상징하는 것들은 우리가 원하면서도 실천하기는 힘든 것들입니다.
종종 십자가 고상(crucifix)을 보며 묵상을 합니다. 묵묵히 매달리신 예수님을 바라봅니다. 왼쪽으로 처진 머리와 양쪽으로 넓게 벌린 팔은 위태롭게 못으로 고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고통으로숨이 차오른 가슴과 그 아래로 구부정하게 포개져못 박힌 발이 보입니다. 예수님의 몸이 맥없이 십자가에 달려 있습니다. 십자가의 예수님 얼굴을 보고 있으면 밋밋하게 표현한 얼굴임에도 고통에 일그러진 표정이 절로 떠오릅니다. 십자가에 달리신예수님에게서는 어떠한 강함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저 한없이 약한 모습뿐입니다. 약하다 못해미련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강함과 지혜를 추구하는 우리에게 묵직한 음성으로들려옵니다.
로마 시대에 십자가는 사람을 매달아 죽이는 사형 틀로 사용했습니다. 로마는 이 잔인한 형틀로정복지에서 철권통치를 이어갔습니다. 유대인들은 나무에 달리는 것을 하나님의 저주로 알았습니다. 그래서 로마는 유대인들에게 십자가형을 더 사용했습니다. 십자가는 수치와 고통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저주라는 불명예까지 겹쳐 있어서 절대로피하고 싶은 형벌이었습니다. 예수님은 그 누구도대신 져줄 수 없는 천하고 멸시받는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그리고 그 십자가를 우리에게 남겨 주셨습니다. 그런데 참 놀라운 것은 우리가 이런 십자가앞에 신앙을 고백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강하고 지혜로운 십자가가 아니라 약하고 미련한 십자가를 통해 표현 못 할 감동을 받아마음을 빼앗깁니다. 하나님은 이 십자가로 우리를구하셨습니다. 그래서 약하고 미련한 십자가는 하나님의 자랑입니다. 하나님은 약하고 미련한 십자가를 택하셨듯이, 약하고 미련한 우리를 택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도 약하고 미련한 십자가를 기꺼이 질 수 있도록 힘을 주십니다. 약하고 미련하게 십자가를 지는 사람은 하나님의 자랑이고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안중회 목사 _ 약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