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은 바꾸는 능력입니다
- 날 짜 : 2024년 9월 20일 금요일
- 찬 송 : 503장 세상 모두 사랑 없어
- 성 경 : 마가복음 14:22~26 이에 그들이 찬미하고 감람산으로 가니라 (26)
고(故) 이태석 신부님이 수단의 쵸나라는 나환자 마을에서 사람들을 돌보던 때의 일입니다. 어느 날 진료를 마친 뒤 환자들에게 다달이 배급하는 강냉이와 식용유를 나눠 주었습니다. 그때 한 여인이 예닐곱 살 정도의 딸아이를 데리고 와서는 나병이 아니냐며 몸에 난 반점들을 보여 주었습니다. 검사를 해보니 다행히 단순 피부질환이었습니다. 그런데 기뻐할 줄 알았던 여인이 되레 아주 서운해 하며 힘없이 돌아섰습니다. 당황하는 신부님의 눈에 여인이 들고 온 비닐 포대와 작은 깡통이 보였습니다. 그제야 신부님은 깨달았습니다. 그 여인은 집에 남아 있는 아이들 입에 풀칠이라도 하게 하려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딸이 나병에 걸렸기를 바란 것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여전히 어둡습니다. 지구 곳곳을 덮친 전쟁과 빈곤은 많은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급격한 기후 변화로 인류는 지진과 태풍 같은 큰 위험에 직면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은 제자들과 마지막 만찬을 나눈 후 말씀하십니다. “이제부터 내가 하나님의 나라에서 새것을 마실 그 날까지, 나는 포도나무 열매로 빚은 것을 다시는 마시지 않을 것이다(25,새번역).” 물론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나라는 앞으로 도래할 재림의 때를 의미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사는 이 땅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가 우리 안에 있다고 가르치셨습니다(눅 17:21).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다면서도 여전히 나 중심적이고, 누군가를 함부로 여기고, 전쟁과 분열과 갈등을 일삼는다면 그곳이야말로 천국이 아니라 지옥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우리가 주목할 구절은 26절입니다. “그들이 찬미하고 감람 산으로 가니라.” 찬송에는 어두움을 빛으로, 절망을 희망으로, 슬픔을 기쁨으로 바꾸는 능력이 있습니다. 비록 여전히 어두운 세상이지만 믿는 사람들은 먼저 일어나서 찬송을 불러야 합니다. 우리가 부를 찬송은 약한 사람들을 배려하고, 돌보고, 그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신앙은 말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천입니다. 지금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습니까? 어두운 세상을 환히 밝히는 등불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최승균 목사 _신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