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24

불편하게 삽시다

  • 날 짜  : 21년 3월 24일 수
  • 찬  송 : 454장 주와 같이 되기를
  • 성  경 : 요한복음 2:14~16
  • 요  절 : 비둘기 파는 사람들에게 이르시되 이것을 여기서 가져가라 네 아버지의 집으로 장사하는 집을 만들지 말라 하시니(16)

우리는 여러 방면에서 편리한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에 말만 하면 음악이 나오고, 길을 찾아 주고, 로봇 청소기가 청소도 해줍니다. 교회도 교인들의 편의를 위해서 시설을 증축하고 오랜 전통들을 쉽게 바꾸기도 합니다. 어느덧 ‘편리함’이 좋은 교회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함께 우리의 신앙이 무뎌지고 신앙인다움도 사라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됩니다.

 

사실 그리스도인 됨의 본질에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남들이 편히 쉬고 놀 때 예배를 드리는 것은 힘들고 불편한 일입니다. 식당에서 식사 기도하는 것도 번거롭습니다. 그리스도인을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도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불편하다고 해서 신앙을 버리겠습니까? 불편해야 세상에서 구별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은 성전 정화 사건을 통해 편리함을 추구하느라 신앙의 본질을 잃어버린 모습을 책망하셨습니다. 과거에는 유월절이면 각자가 흠 없는 희생 제물을 직접 준비해서 제사장에게 공인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것을 너무 번거로워하자 어느 날부터 성전에서 아예 공인받은 제물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성전세를 내야 하는데 성전에서 통용되는 돈으로 바꾸는 것이 쉽지 않으니 성전 안에 환전소도 두었습니다. 이제 백성은 적은 비용만 지불하면 편리하게 예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편리함이 하나님 앞에 불편함이 된 것입니다. 이제 그들은 하나님과의 관계는 뒷전이고, 어떻게 하면 제물을 싸게 사고, 돈을 바꿀까, 얼마나 많은 이득을 남길까에만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편리함을 선택한 그들은 정작 하나님과의 관계가 점점 불편해져 가고 있음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내 아버지의 집으로 장사하는 집을 만들지 말라(16).”고 하셨던 것입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편하게 살기 위해서 예수님을 믿는 것이 아닙니다. 믿음의 삶은 오히려 많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 불편함이 거룩함을 지키는 길이요, 그럴 때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습니다. 세상이 우리를 보고 희망을 품고 삶의 방식을 배울 수 있도록 불편함을 당연함으로 여기며 살아갑시다. 세상에 거룩한 영향을 끼치며 살아가는 빛과 소금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불편하게 삽시다

신앙 때문에 겪는 불편함을 당연하게 여길 수 있습니까?

기도

거룩하신 하나님,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꺼이 빛과 소금이 된 선조들을 기억하게 하옵소서. 세상 앞에 잘 사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바르게 사는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믿음을 위해 기꺼이 불편함을 당연함으로 여기며 살아가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고현석 목사 _예수마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