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27

부끄러운 나를 소생시키소서

  • 날 짜  : 02월 27일
  • 찬  송 : 272장 고통의 멍에 벗으려고
  • 성  경 : 에스라 9:5~9
  • 요  절 :말하기를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부끄럽고 낯이 뜨거워서 감히 나의 하나님을향하여 얼굴을 들지 못하오니 이는 우리 죄악이 많아 정수리에 넘치고 우리 허물이 커서 하늘에 미침이니이다 (6)

새신자 가정을 심방할 때 어린 자녀들에게 반가움을 표현하며 다가가면 아이가 부모님 뒤에 숨거나 그 자리를 뜨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그러면 부모들이 얼른 “애가 부끄러움을 많이 타서 그래요.”라고 말합니다. 아직 친밀감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의 그런 행동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스스럼을 느껴 수줍다는 뜻의 ‘부끄러움’이라는 단어는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그런데 ‘부끄럽다’에는 또 다른 사전적 의미가 있습니다. ‘양심에 거리낌이 있어 떳떳하지 못하다’라는 의미입니다. 오늘 본문의 기자는 그런 부끄러움이 너무나 커서 감히 하나님을 바라볼 수 없다며 고통스럽게 절규합니다. “우리가 지은 죄는, 우리 스스로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불어났고, 우리가 저지른 잘못은 하늘에까지 닿았습니다(6, 새번역).” 수줍음이 아닌, 하나님 앞에 떳떳하지 못한 죄악 때문에 포로가 된 상황을 탄식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죄’에 대해 자유로운 그리스도인은 없습니다. 하지만 죄인으로서의 태도에 따라 은총의 깊이는 확연히 달라집니다. 숨거나 외면해 버리는 모습으로 죄를 대한다면 언제나 하나님 앞에서 떳떳하지 못한 부끄러움을 안고 살아가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너라! 우리가 서로 변론하자. 너희의 죄가 주홍빛과 같다 하여도 눈과 같이 희어질 것이며, 진홍빛과 같이 붉어도 양털과 같이 희어질 것이다(사 1:18, 새번역).”라고 말씀하시며 죄를 고백할 수 있는 길로 우리를 초대해 주셨습니다.

 

에스라는 희망 없는 삶을 사는 현실에서 희망을 바라보기 위한 첫걸음을 죄를 고백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죄의 고백은 하나님의 거룩하심과 온전하심을 바라보며, 우리를 사랑하시는 증거로 보내신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것을 믿으며, 보혜사 성령님의 함께하심을 체험하며 살아가는, 은총의 길로 가는 통로입니다.

 

오늘 본문은 은총으로 우리가 불쌍히 여김을 입고 소생하여 하나님의 성전을 세우게 하시는 소망의 힘을 얻었음을 말합니다(9). 부끄러움의 고백은 우리 영혼이 소생하여 삶의 무너짐을 세우고 부족함을 수리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축복입니다. 이를 기억하고 그 부끄러움, 즉 죄의 자리에서 벗어나기를 바랍니다.

지금 내가 가장 부끄러운 것이 무엇입니까?

기도

십자가에서 피 흘리심으로 우리 죄를 사해 주신 주님, 주님의 십자가만을 바라봅니다. 우리 안에 있는 부끄러움을 담대히 고백하게 하옵소서. 그래서 주님이 주신 평안 가운데서 인생의 소망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능력을 얻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주영숙 목사 _열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