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21

반드시 네 손을 펴라

  • 날 짜  : 2021년 9월 21일 화요일
  • 찬  송 : 218장 네 맘과 정성을 다하여서
  • 성  경 : 신명기 15:7~11
  • 요  절 : 반드시 네 손을 그에게 펴서 그에게 필요한 대로 쓸 것을 넉넉히 꾸어주라 (8)

널리 알려진 우리 동요 ‘달 따러 가자’ 는 윤석중 선생님이 작사한 노래입니다. “얘들아 나오너라 달 따러 가자 장대 들고 망태 메고 뒷동산으로 뒷동산에 올라가 무동을 타고 장대로 달을 따서 망태에 담자.” 가사 내용이 재미있어 노래를 부르다 보면 빙긋 웃음이 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노래에 2절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노래의 백미(白眉)는 2절에 있는데도 말이지요. “저 건너 순이네는 불을 못 켜서 밤이면 바느질도 못한다더라 얘들아 나오너라 달을 따다가 순이 엄마 방에다 달아 드리자.”

2절 가사를 대하면 마음에 등 하나가 환히 켜지는 것 같습니다. 곁에 있는 누군가의 어둠을 밝힐 달을 따기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뒷동산에 올라도 좋겠다 싶습니다. 내가 앉아서 고개를 숙일 터이니 얼마든지 무동을 타라고, 혼자서 손이 닿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더 무동을 타도 좋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순이 엄마 마음껏 바느질을 할 수 있게 어서 빨리 달을 따서 순이네로 달려가고 싶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했던, 오늘은 우리 민족의 큰 명절인 한가위입니다. 연어가 모천(母川)으로 회귀하듯, 복잡한 도로를 뚫고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리는 마음의 뿌리인 고향을 찾습니다. 뒷동산에 떠오른 둥근 달은 동네뿐만 아니라 우리의 마음까지도 환하게 밝혀 줍니다. 한가위는 음식도 마음도 넉넉해지는 날입니다.

신명기는 약속의 땅에 들어가기 직전,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다시 한번 들려주는 계명입니다. 출애굽 2세대에 해당하는 이들에게 약속의 땅에 들어가 살 때 명심하여 지켜야 할 말씀을 들려줍니다. 그중에는 가난한 이웃을 향한 계명도 있습니다. 가난한 이들을 인색한 마음으로 대하지 말며, 베풀지 않으려고 손을 움켜쥐지 말라 하십니다(7). 필요한 만큼 넉넉하게 주되 아깝다는 생각을 하지 말라 하십니다(8, 10). 그런데 이와 관련해서 단호하게 말씀하시는 것이 있습니다. ‘반드시 네 손을 펴라(8)’는 것입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우리의 관심과 격려가 필요한 이들이 있습니다. 뒷동산에 올라 달을 따서 순이네 방에 달아 드리자는 노래처럼,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사랑을 전한다면 한가위는 더욱 의미 있는 명절이 되고, 주님께서 약속하신 복(10)이 우리 삶에 가득할 것입니다.

사랑으로 내밀어 붙잡아야 할 손이 내겐 누구입니까?

기도

사랑의 하나님, 온 대지를 환히 비추는 한가위 달빛처럼 우리도 따뜻한 마음으로 주변을 돌아보기를 원합니다. 어려운 이웃을 향해 우리의 마음이 움직이게 하소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대로 욕심으로 움켜쥐었던 손을 사랑으로 펴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한희철 목사 _정릉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