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27

바울의 믿음의 자리

  • 날 짜  : 2021년 11월 27일 토요일
  • 찬  송 : 44장 믿음으로 가리라
  • 성  경 : 고린도전서 2:1~5
  • 요  절 : 너희 믿음이 사람의 지혜에 있지 아니하고 다만 하나님의 능력에 있게 하려 하였노라 (5)

바울은 우리의 믿음이 ‘사람의 지혜에 있지 아니하고 다만 하나님의 능력(5)’ 에 있다고 선언합니다. 바울은 이 믿음의 신비를 온몸으로 살아냈습니다. 훌륭한 가문에서 태어나 최고의 학문적인 훈련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가 주님을 증거하는 사도가 되면서 자신의 이런 바탕을 다 버렸습니다. 하나님의 신비와 비밀을 전하는 말씀을 증거할 때 그는 ‘말과 지혜의 아름다운 것(1)’으로 하지 않았다고 고백합니다.

왜 바울은 자신이 가진 능력의 최대치를 발휘하면서 아름답고 지혜로운 말로 설교하지 않았을까요? 두 가지 이유에서였습니다.

첫째, 바울은 자신의 말과 설교를 사람의 지혜에서 나온 그럴듯한 말로 하기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오로지 성령이 자신의 눈을 열어서 보여 주신 것으로 말하고 설교했습니다. 성령에 이끌려 그가 본 것은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와 그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알지 아니하기로 작정하였음이라(2).”고 고백했습니다.

둘째, 자신뿐 아니라 자신의 설교를 듣는 사람들의 믿음 또한 인간의 지혜가 아닌 하나님의 능력에 바탕을 두게 하려는 간절함이 있었습니다. 그가 전하는 말과 설교는 언제나 하나님의 능력에 바탕을 두었습니다. 믿음의 사람들은 자기의 힘과 능력에 기댈 때 넘어집니다. 믿음으로 살아간다고 하지만, 하나님의 능력을 드러내기보다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 의를 드러낼 때가 많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완악해서가 아니라 자기를 자랑하고자 하는 내적 욕망이 우리 내면에 강물처럼 늘 흐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마치 호주머니에 넣어둔 송곳이 시도 때도 없이 삐져나오는 것처럼 자기 의를 드러내게 됩니다. 이런 자신을 차단하기 위해 바울은 자신의 강한 모습보다는 오히려 자신의 약함을 자랑했습니다(고후 11:30).

오늘 본문에서도 바울은 말씀을 전하는 자로 “내가 여러분과 함께 있을 때에, 나는 약하였으며, 두려워하였으며, 무척 떨었습니다(3, 새번역).”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지혜와 능력을 비우고 하나님의 능력으로 자신을 채우기 위하여 바울이 선 자리는 언제나 ‘약하고 두렵고 떨리는 마음’의 자리였습니다. 바울의 그 자리가 오늘 그리스도인 된 우리가 주님 앞에 서 있어야 할 믿음의 자리입니다.

오늘 나는 주님 앞에서 어디에 서 있습니까?

기도

주님, 오늘 하루 세상과 하나님 사이에서 살아가면서 우리가 서야 할 자리를 잘 분별하게 해주옵소서. 세상의 지혜로 살아가지 않고 거룩한 성령의 능력에 사로잡혀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를 사로잡아 주옵소서. 오직 주님을 드러내는 삶을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남재영 목사 _빈들공동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