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믿음, 맹목적인 슬기
- 날 짜 : 11월 29일(주일) 강림절 제1주
- 찬 송 : 496장 새벽부터 우리
- 성 경 : 시편 126:1~6
- 요 절 :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5)
“제비는 진흙을 이겨 집을 짓는다. 진흙이 무엇을 뜻하는 것임을 모르고 알을
까기 위하여 그것을 이겨 집을 짓는 맹목적인 슬기 …… 진흙이 무엇을 뜻하는 것
인지도 모르고 제비는 둥우리를 마련하여 알을 까는 믿음.”(박목월 詩 ‘믿음의 흙’)
믿음은 알고 계획하며 계산하는 것이 아닙니다. 글자 그대로 ‘믿는 것’입니다. 믿
음으로 결심하고 믿음으로 행동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될지, 어떤 과정으로 이루
어질지 알지 못합니다. 오직 한 가지,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시기에 내 기도를 들으
시며 나를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하실 것을 믿습니다. 마치 제비가 본능적으로 흙덩
이 하나를 물어 처마에 붙이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 본능적인 믿음이 모여 둥지가
되고 거기서 새끼들이 태어납니다. 시인은 이를 맹목적인 슬기라고 표현합니다. 우
리 믿음도 맹목적인 슬기가 되어야 합니다.
본문은 바벨론에서 70년 동안 포로로 살던 이스라엘이 해방되어 예루살렘으로
귀환하는 사건을 배경으로 한 시입니다. 시인은 이 사건을 “꿈꾸는 것 같았도다
(1).”라고 표현합니다. 바벨론에서 해방되어 고향으로 돌아오는 것은 이성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자신을 해방시킬 힘이 전
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해방과 귀향은 ‘꿈’ 같은 일로 느껴질 수밖에 없었습
니다. 시인은 이 꿈같은 일을 이루어 주신 분은 하나님이라고 고백합니다. “여호와
께서 우리를 위하여 큰 일을 행하셨으니 우리는 기쁘도다(3).”
하나님이 역사하시면 꿈같은 일들이 일어납니다. 결국 우리의 믿음은 ‘전능하시
고 살아 계시며 우리를 지극히 사랑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입니다.
시편 시인에게는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이 있습니다. 바벨론에 남아 여전히 고통
가운데 있는 동포들이 속히 해방되어 고향으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도합
니다. “주님, 네겝의 시내들에 다시 물이 흐르듯이 포로로 잡혀간 자들을 돌려 보
내 주십시오(4, 새번역).”
그러나 기도의 목소리가 결코 슬프지 않습니다. 확신이 넘칩니다. 하나님을 믿
는 일이 절대로 헛되지 않고, 믿음으로 하는 일들이 기필코 결실하게 될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5).”
황두휘 목사·서정은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