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맡은 분량대로 역사할 때
- 날 짜 : 6월 27일 (토요일)
- 찬 송 : 595장 나 맡은 본분은
- 성 경 : 에베소서 4:15~16
- 요 절 : 오직 사랑 안에서 참된 것을 하여 범사에 그에게까지 자랄지라 그는 머리니 곧
그리스도라 (15)
오래전 어르신들을 위해 실버건강체조교실을 운영한 적이 있습니다. 어느 날
‘건강의 소중함’에 대해 특강하면서 건강해지는 것으로 끝나지 말고 튼튼한 몸으로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유익한 일에 헌신하라고 권유했습니다. 건강은 간직하
는 것이 아니라 값있게 사용할 때 진정 향기롭고 귀중한 것이 된다고 말씀드렸습니
다. 살펴보니 전부 고개를 끄덕끄덕하면서 공감하는 눈치였습니다.
강의를 마치고 인사를 나눌 때였습니다. 할머니 한 분이 제 앞에서 합장을 하고
는 “성불하소서.”라며 깍듯하게 인사를 하셨습니다. 교회에서 하는 건강교실에 참
석은 했지만, 독실한 불교신자였던 모양입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특강의 내용
이 그 할머니께 은혜가 된 것 같았습니다. 강의를 듣고 감동이 왔는데 그것을 어떻
게 표현해야 하는지를 잘 모르니까,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하신 것입니
다. 그래서 저도 두 손을 모으고 “아멘!”이라고 답했습니다.
건강의 소중함은 누구에게나 해당됩니다. 그리스도인이든 아니든 살아가면서
건강만큼 소중한 것은 없습니다. 오늘 본문 16절은 “각 지체의 분량대로 역사하여”
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분량은 ‘기능 혹은 역량, 구실’ 등을 뜻합니다. 손은
손으로서의 기능이 있고, 발은 발로서의 기능이 있습니다. 몸 안의 여러 장기도 제
각각의 기능이 있습니다. 건강은 몸의 각 기관이 자기 분량대로 역사할 때 최상의
상태가 유지됩니다.
이 원리는 몸뿐 아니라 공동체에도 적용됩니다. 가족 구성원들이 맡은 분량에
최선을 다할 때 이상적인 가정을 이룰 수 있고, 건전한 사회도 각 구성원들이 맡은
역할에 성실히 임할 때 이룰 수 있습니다. 주님의 몸 된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교
회를 구성하는 여러 직분자들이 맡은 분량을 귀하게 여기며 책임을 다할 때 건강
한 교회로 든든히 서게 됩니다.
그리스도인은 맡은 분량에 최선을 다하면서 내가 몸담은 가정이, 사회가, 교회
가 건강하고 바람직하다는 진단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의 겉사람은 낡아지
나 우리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도다(고후 4:16).”라는 말씀처럼, 내가 속한 공동
체가 나날이 새로워지는 나로 말미암아 더욱 든든해지는 역사가 있기를 바랍니다.
채재관 목사·반석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