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물은 하나님의 헌신입니다
- 날 짜 : 11·22(금요일)
- 찬 송 : 578장 언제나 바라봐도
- 성 경 : 시편 139:1~10
- 요 절 : 내가 주의 영을 떠나 어디로 가며 주의 앞에서 어디로 피하리이까 (7)
18세기 동유럽에서 시작된 ‘하시디즘’이라는 유대교 신비주의자들이 있습니다. 율법적인 유대교에 대한 대응으로 등장한 이들은 하나님과의 합일을 추구하였습니다. 하시디즘은 히브리어로 ‘하시두쓰’라고 하는데 ‘경건’을 뜻하며, ‘하나님의 헌신적인 사랑’이라는 의미의 헤세드(hesed)에서 유래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말하는 아가페(agape)와 같은 뜻입니다.
사실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을 말할 때 사용하는 아가페는 ‘사랑’이라는 뜻보다 ‘헌신’의 의미가 강한 실천적인 단어입니다. 헤세드, 즉 아가페, 다른 말로 헌신(사랑)은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최고의 선물이자, 인간에게 요구되는 최선의 삶의 형태입니다. 풀어 말하면, 하나님이 인간에게 자신을 희생하면서 관심과 사랑을 보여 주셨듯 인간도 다른 사람을 위하여 그런 희생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앉고 일어서는 것, 생각하고 말하는 것을 꿰뚫어 아실 뿐만 아니라, 피할 데 없이 나와 항존하시는 하나님’이라는 시편 기자의 신앙고백은 결국 ‘하나님은 나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쏟아 부으신다’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하나님의 헌신(사랑)을 받는 것으로 끝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아낌없는 헌신이 하나님이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시는 방편이라면, 이제 그 방편의 실천을 우리가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왜 하나님의 아낌없는 헌신(사랑)을 받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헌신(사랑)해야 할까요? 그것은 하나님과 소통하기 위해서입니다. 하나님은 어디에나 계시며, 인간이 어떤 일을 당하든지, 어떤 사물을 보든지 그 안에 내재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하나님과 소통하려면 헤세드, 즉 아가페, 헌신을 실천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사랑을 받은 우리의 아낌없는 헌신으로 세상과 만물 가운데 하나님이 드러납니다. 한마디로 아가페는 하나님이 이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시는 방식이고, 이는 인간 삶의 정점입니다.
우리는 아가페의 화신(化身)들입니다. 내 가까이에서 아낌없이 나에게 희생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덧입고, 자기희생적인 사랑으로 사람과 만물에 헌신(사랑)하는 사람은 하나님과 소통하는 사람입니다. 오늘 하루 우리의 삶이 그와 같기를 소망합니다.
허태수 목사 _성암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