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의 기념비에 새겨야 할 은혜
- 날 짜 : 10월 31일(토요일) 종교개혁일
- 찬 송 : 304장 그 크신 하나님의 사랑
- 성 경 : 여호수아 4:19~24
- 요 절 :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요단 물을 너희 앞에서 마르게 하사 너희를
건너게 하신 것이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우리 앞에 홍해를 말리시고 우리를
건너게 하심과 같았나니 (23)
2014년 4월 진도 인근 해상에서 제주도로 향하던 세월호가 침몰하는 대형 참사
가 발생했습니다. 이삿길에 나선 일가족, 수학여행 가던 학생들과 교사들, 여행객
등 여러 이유로 제주도를 향하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습니다. 유가족들은 실종
자 수색과 사고 원인 규명을 요구하면서 광화문에 천막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그
로부터 4년 8개월이 흐른 작년 3월, 세월호 천막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기억·안전
전시공간’을 조성하였습니다. 일어나서는 안 되는 참사였습니다. 그와 같은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때를 잊어서는 안 됩니다. 안타까운 사고를 잊지 말
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자는 의미에서 전시 공간을 만든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잊어야 하는 것도 있고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것도 있습니다. 애굽
에서 430년 동안 종살이를 하다가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애굽을 탈출한 이스라
엘 백성은 오랜 광야생활을 거쳐 최종 목적지인 가나안을 목전에 두고 있었습니다.
가나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요단강을 건너야 하는데, 하나님께서 흐르는 강물
을 멈추는 은혜를 베푸셔서 백성은 무사히 강을 건널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하나님께서 여호수아에게 지시하신 것이 있었습니다. 요단강을 건널 때 강 한복판
에서, 이스라엘 12지파 수에 맞게 돌을 취하여 숙영지(宿營地)인 길갈까지 운반하
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 돌들로 기념비를 세우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에게는 불가능이 없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나올 때 장정만 60
만 명이 넘었습니다(출 12:37). 홍해가 그들을 막고 있었지만 홍해를 건널 수 있게
하셨고, 요단의 강물도 멈추게 하셨습니다.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에 정착할 수 있
었던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이것을 잊지 않게 하기 위해
길갈에 기념비를 세우고, ‘하나님께서 인도하셔서 조상들이 요단강을 건넜고, 우리
가 평화의 땅에서 살게 되었다.’라고 후손에게 가르치라는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은혜가 얼마나 많습니까? 인간의
기억에는 한계가 있다고 하지만, 하나님의 사랑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각자의 마
음속에 기념비를 새겨 우리를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기억하고 자녀
들에게도 전해 주어야 하겠습니다.
박두재 목사·원당중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