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은 주님께 맡기는 것
- 날 짜 : 10월 27일(화요일)
- 찬 송 : 455장 주님의 마음을 본받는 자
- 성 경 : 잠언 4:23
- 요 절 :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 (23)
새번역으로 오늘 본문을 보면 ‘마음이 바로 생명의 근원’이라고 합니다. 지혜의
전통은 마음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역설합니다. 구약 전통에서 마
음은 가장 깊은 차원에서의 혼이고 개인의 삶의 가장 깊은 원천입니다. 거기에서
사람의 모든 것이 나오는데, 정작 사람은 거기서 무엇이 나오는지 의식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헛된 마음에 휘둘리고, 거짓된 유혹에 끌려가고, 그 참
담한 결과 앞에서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랍비
들은 마음에 악한 경향이 비롯되면 처음에는 마치 거미줄처럼 얇고 가느다란 실들
로 자아를 유혹해서 점차 큰 배의 닻줄처럼 굵어져 간다고 말합니다. 수도 전통에
서는 마음에 자리 잡는 악의 유혹이 처음에는 겸손한 손님처럼 마음 문을 두드리지
만, 곧 오랜 지인처럼 자리를 잡고, 끝내는 주인이 되어 그 마음을 죄에 종노릇하게
만든다고 단정합니다. 문제는 우리가 그러는 줄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동양 전통에서도 마음을 바로잡는 것(正心)을 참된 사람됨의 근본으로 여겼고,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공부가 성의(誠意)라 했습니다. 여기서 의(意)는 마음에 무의
식적으로 떠오르는 첫 생각입니다. 많은 경우 사람들은 자기의 무의식적인 첫 생
각을 놓칩니다. 그러고는 의식적으로 지어낸 2차적인 생각, 꾸며 낸 의식을 자기
생각인 양 포장합니다. 이 사이에 작위적인 위선이 개입하고 그 간격이 넓어질수
록 삶은 거짓된 꾸밈으로 채워집니다. 그래서 왕양명이라는 학자는 “고양이가 쥐
구멍 앞에서 지켜보다 쥐가 고개를 내미는 순간 잡아채듯, 자기의 생각을 지켜보고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게 성의(誠意) 공부요, 마음공부라 했습니다.
그러나 마음을 지키는 것은 우리 힘으로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자기 마음이면서
도 자기 의지대로 되지 않습니다. 길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께 있습니다. 어리석거
나 악하기까지 한 마음의 첫 시작을 위선으로 채워 놓고 아무렇지도 않은 양 꾸미
기보다, 탄식하며 기도했던 세리처럼 상한 마음을 그분 앞에 내어 드려야 합니다.
믿음이란 ‘이게 접니다!’ 고백하며 끊임없이 있는 그대로 내어 드리는 것입니다. 그
렇게 그저 내어 드리기만 했는데, 어느새 순결함으로 채우시는 주님의 은총을 누
리는 것이 믿음의 길입니다. 다른 길이 없습니다.
송대선 목사·영파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