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07

닭이 우는 시간

  • 날  짜 : 2023년 4월 7일 금요일
  • 찬  송 : 147장  거기 너 있었는가
  • 성  경 : 누가복음 22:54~62  주께서 돌이켜 베드로를 보시니 베드로가 주의 말씀 곧 오늘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 하심이 생각나서 밖에 나가서 심히 통곡하니라(61~62)

베드로가 ‘예수를 모른다’고 세 번 부인했을 때 닭이 울었고, 바로 그 순간 예수님은 몸을 돌려 베 드로를 보셨습니다. 그곳은 대제사장 관저의 뜰이었고, 막 붙잡힌 예수님은 공회(산헤드린)로 넘겨지 기 전 잠시 이곳에 구금되셨습니다. 유대인의 최고 의결기구인 산헤드린이 유죄로 확정하면, 예수님은 로마 총독인 빌라도의 법정에 서게 될 것입 니다. 복음서들은 예수님께서 산헤드린과 빌라도의 법정에서 재판을 받고 십자가를 지셨다고 기록합니다.

예수님이 체포되실 때 칼을 들고 저항한 유일한 제자가 베드로였고(눅 22:50, 요 18:10) ,산헤드린의 재판을 지켜보기 위해 대제사장 관저에 들어가는 위험을 감수한 제자도 베드로였습니다. 마지막 만찬으로 알려진 유월절 식사에서 “내가 주와 함께 옥에도, 죽는 데에도 가기를 각오하였나이다(눅22:33).”라고 남다른 결의를 다졌던 베드로입니다. 이런 일련의 모습은 예수님에 대한 베드로의 신의 혹은 충정이 진심이었음을 보여 줍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베드로는 세 번이나 “나는 예수를 알지 못한다.”라고 부인하고 맙니다. 한 여종을 비롯해 그 뜰에 있던 몇 사람이 베드로가 예수 일당 중 하나라고 강력하게 의혹을 제기합니다. 묘하게도, 예수님이 신문받으시는 바로 그 자리에서 베드로 역시 심문당하고 있는 셈입니다.  예수를 믿는다는 이유로 이런 추궁을 받고 고발되는 일이 복음서 기록 시대에는 다반사였으니, 베드로의 경험은 당시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겪는 위협이었습니다.

예수님은 베드로가 부인하리라는 것을 미리 아셨고, 마지막 만찬 자리에서 고지하기도 하셨습니다. 닭울음소리가 났을 때 예수님은 몸을 돌이켜 베드로를 보셨고, 베드로는 통곡했습니다.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시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눅23:34).”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의 첫마디입니다. 십자가형에 가담하고 모욕하며 저주를 퍼붓는 ‘저들’ 중에는 베드로도 포함 되어 있습니다. 닭이 울 때 통곡하는 사람이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통곡함으로써 자기가 무슨 일을 하는지, 자신이 누구인지를 뼈저리게 깨닫습니다. 회개와 용서의 순간이었습니다.

닭이 우는 시간입니다. 나는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주님, 우리가 범한 실수와 잘못이 문제가 아니라,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우리 자신이 문제입니다. 긍휼의 눈길로 우리를 보시는 주님, 십자가의 사랑으로 용서하시는 주님의 은혜를 신뢰하오니 회개하는 우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정명성 목사 _ 팔미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