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의 죄 때문입니까?
- 날 짜 : 4월 20일(월요일) 장애인의 날
- 찬 송 : 503장 세상 모두 사랑 없어
- 성 경 : 요한복음 9:1~3
- 요 절 : 제자들이 물어 이르되 랍비여 이 사람이 맹인으로 난 것이 누구의
죄로 인함이니이까 자기니이까 그의 부모니이까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이 사람이나 그 부모의 죄로 인한 것이 아니라 그에게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라 (2~3)
제자들은 선천적인 시각장애가 있는 사람을 보며 예수님께 물었습니다. “이 사
람이 맹인으로 태어난 것이 누구의 죄 때문입니까?” 제자들의 질문에는 장애인에
대한 그릇된 편견, 즉 장애의 원인을 죄라고 치부하는 편견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
러나 예수님은 누구의 죄 때문도 아니라고 분명하게 대답하셨습니다. 장애인에 대
한 잘못된 선입견을 깨뜨리신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은 오늘날에도 여전합니다. 서울의 한
동네에서 장애인 특수학교가 들어서면 집값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주민들이 학교
건립을 끊임없이 반대하고 서슴없이 방해한다는 보도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장애와 불행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랐습니다. 편견에 사로잡힌 제자들
에게 그의 장애와 불행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어떤 일을 하시는지 주목하라고 말씀
하십니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은 장애와 불행을 치유하는 일입니다.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눅 4:18).” 예수님을 통해 어두운 세상을 밝히셨습니다.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면 장애인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집니다. 예수님
은 “땅에 침을 뱉어 진흙을 이겨 그의 눈에 바르시며” 치부를 어루만져 주셨습니
다. 말씀대로 순종한 그는 마침내 실로암 못에 가서 치유 받았습니다. ‘보냄을 받았
다’는 뜻의 실로암은,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위해 세상의 빛으로 보냄을 받으신 예
수님을 은유적으로 가리킵니다. 예수님 앞에서 그는 더 이상 죄인이 아니라 하나
님께서 하시는 일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증인이 되었습니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두 간호사,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푸른 눈의 소록도 천사’라
고 불립니다. 1962년 당시 25세였던 두 사람은 전남 고흥 소록도에 와서 주님의 손
과 발이 되어 평생 한센인들의 환부를 어루만지며 살았습니다. 그들은 “왜 쳐다보
고 서 있느냐, 세상으로 나아가라.”는 말씀에 순종했을 뿐이라고 고백했습니다. 그
러다 2005년 어느 날 “제대로 일할 수 없어 짐이 될까 떠난다.”는 편지 한 장을 남
긴 채 43년 전 들고 온 가방 하나 들고 홀연히 고국으로 돌아갔습니다. 두 사람은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 무엇인지 뚜렷하게 나타내는 증인들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하나님의 사람들을 보내셔서 어두운 세상 가운데서 환한 빛을 밝히십니다.
김명섭 목사·강릉예향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