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18

누가 참 왕이냐?

  • 날 짜  :  05·18(토요일)
  • 찬  송 :  460장 뜻 없이 무릎 꿇는
  • 성  경 :  사사기 9:7~15
  • 요  절 :  감람나무가 그들에게 이르되 내게 있는 나의 기름은 하나님과 사람을 영화롭게 하나니 내가 어찌 그것을 버리고 가서 나무들 위에 우쭐대리요 한지라 (9)

사사기의 요담 이야기는 흥미진진한 풍자를 통해 당시 권력에 맞섭니다. 자기 형제 70명을 죽인 아비멜렉 왕의 폭압을 피해 겨우 살아남은 막내 요담은 당시의 불의한 현실을 나무 이야기로 고발합니다. 나무들이 모여 그들 중에 왕을 세운다는 비유였습니다.
먼저 감람나무에게 “너는 우리 위에 왕이 되라.”고 요청을 합니다. 그러자 감람나무는 “나의 기름은 하나님과 사람을 영화롭게 하나니 내가 어찌 그것을 버리고 가서 나무들 위에 우쭐대리요.”라며 사양합니다. 이어 무화과나무와 포도나무에게도 차례로 부탁했으나, 둘 다 같은 이유로 거절합니다. 두 나무는 왕위보다는 하나님과 사람을 위해 아름다운 열매와 기쁨의 포도주를 만드는 일에 더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가시나무는 사양하기는커녕 자기 그늘에 피하라면서 나무의 왕이 되어 오히려 나무들을 괴롭혔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비유에서 가시나무는 아비멜렉 왕을 가리킵니다. 성경은 가시나무와 같은 존재에 대해 분명히 말합니다. “그러나 사악한 자는 다 내버려질 가시나무 같으니 이는 손으로 잡을 수 없음이로다.”(삼하 23:6)
오늘은 1980년 5월의 광주를 기억하는 날입니다. 시대의 비극을 영화화한 <화려한 휴가>는 결국 돌아오지 못한 가족과 그들을 기다리는 남은 식구들의 아픔을 담아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그 시대를 잊었을지 모르지만, 희생당한 가족들의 한(恨)은 평생 남을 것입니다.
그날 이후 빛고을(光州)은 민족 양심으로 상징화되었고, 오월과 함께 민주주의를 이루려는 거센 함성과 물결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습니다. 세계인은 우리나라를 민주화와 경제 발전에서 세계의 모범이라고 추어올리기도 합니다. 물론 여전히 민주주의의 성장과 성숙한 경제로 나아가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결국 요담의 절규는 아비멜렉 왕의 몰락을 가져왔습니다. 거짓 권력을 따르던 세겜 사람들은 3년 만에 등을 돌렸고, 하나님은 아비멜렉이 저지른 모든 악행을 갚으셨습니다(삿 9:56). 지금 국립5·18민주묘지에는 두 감리교인의 이름(김의기 청년, 임기윤 목사)이 십자가와 함께 새겨져 있습니다. 절망 속에서도 살아 계신 하나님이 이루실 공의와 희망을 바라보며 목숨을 건 이들, 그들의 증언은 우리 믿음의 사람들 가운데 꼭 기억되어야 할 것입니다.

사랑과 공의의 하나님을 참되게 따르며 하나님의 진리를 증언하는 자로 살고 있습니까?

주님, 우리나라 위에 복을 주소서. 아픔과 고난이 크고 깊은 역사이니만큼 하나님의 위로와 사랑이 더 많이 필요합니다. 우리를 주의 품에 품어 주소서. 이 땅에 하나님의 공의가 바로 서게 하시고, 우리 민족이 참 평화를 누리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송병구 목사 _색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