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선 이곳은
- 날 짜 : 2022년 12월 27일 화요일
- 찬 송 : 435장 나의 영원하신 기업
- 성 경 : 출애굽기 1:15~21 그러나 산파들이 하나님을 두려워하여 애굽 왕의 명령을 어기고 남자 아기들을 살린지라 (17)
오래전 「민들레」라는 동화를 쓴 적이 있습니다. 어둠이 가득한 언덕, 한 개의 밝은 등불처럼 빛나는 민들레 이야기입니다. 곧 품을 떠날 씨앗들에게 엄마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몸이 가벼워야 한다, 바람을 믿어야 한다, 땅내음을 잘 맡아야 한다, 뿌리가 중요하다…. 엄마의 마지막 당부는 자기가 내린 곳을 사랑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바람이 자신을 어디에 내려놓든지 그곳을 사랑하라고 일러 줍니다. 사랑이 무엇인지 묻는 씨앗들에게 엄마는 대답합니다. “그건 아주 쉬운 일이란다. 내가 내린 그곳에 뿌리를 깊숙이 뻗고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는 일이지. 그러면 되는 거야. 그것밖엔 없단다.”
점점 불어나는 이스라엘 백성을 보며 이집트 왕은 두려움을 느낍니다. 전쟁이 났을 때 적의 편에 서서 싸우고, 결국은 이집트를 떠날까 봐 걱정한 것입니다. 왕은 혹독한 강제노동정책을 폅니다. 억압하면 자기 뜻대로 될 줄 알았는데, 그럴수록 이스라엘 자손은 더욱 번성해갔습니다. 그러자 이집트 왕은 두 히브리 산파에게 명령을 내립니다. 히브리 여인이 아기를 낳을 때 아들이거든 죽이고 딸만 살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산파들은 그럴 수 없었습니다. 왕의 명령을 어길 경우 어떤 일이 닥칠지 몰라서가 아닙니다. 산파들이 왕의 명령을 거역한 이유는 단 한 가지, 하나님을 두려워했기 때문입니다. 사내아기를 죽이라는 왕의 명령보다 아기 낳는 일을 도우라고 부르신 하나님의 뜻을 더욱 소중히 여긴 것입니다. 그런 산파들에게 하나님은 은혜를 베푸십니다. 자신들을 꾸짖는 바로 왕에게 산파들은 엉뚱한 대답을 합니다(19). 성경을 읽는 우리는 웃음이 나는데, 왕은 아무 말도 못합니다. 산파들 앞에서 부끄러움을 당하는 왕의 모습 속엔 하나님의 유머와 능력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가 어디에 있든 그 자리는 하나님이 허락하신 자리입니다. 우리가 무슨 일을 하든 그 일은 하나님이 맡기신 일입니다. 주신 삶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는 것이 믿음입니다. 내가 선 이곳을 사랑하며 살 때, 하나님은 우리를 지키십니다. 내가 선 이곳을 사랑하며 살 때, 우리는 세상을 이길 수 있습니다.
한희철 목사 _ 정릉교회